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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간만에 새 헤드폰 샀습니다

alpine-snow alpine-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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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모로 마음도 복잡한데 속상한 일도 있었고... 
어지간하면 혼술 하는 정도로 마음을 잡곤 했는데, 이번엔 참... 
그래서 하나 지르러 갔다왔습니다. 8년만의 신품 헤드폰 구매네요. 
 
이래저래 고민했지만, 결국 이걸로...
 

hd25.jpg


젠하이저는 HD650을 샀을 때도 그랬지만 딱히 번인이 필요하지 않아서 그냥 썼는데, 
HD25는 신품은 패드 상태나 헤드밴드 장력 차이를 감안해도 소리가 너무 많이 뭉치네요. 
그대로 듣기에는 좀 불편해서 박스 안에 넣고 초기 번인 중입니다.

부산대 앞의 모 매장에 몇 번 가서 청음하고 오곤 했었지만
그래도 뭐 하나라도 사들고 온 일이 없어 미안함도 있었고... 
꼭 그럴 필요도 없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지만 제 성격이... ㅎ;; 
하나 사들고 나오고 싶었습니다.

20만원대로 못박아놨기 때문에 그 범위 안에서 고민을 했습니다. 
조건은 휴대하기 편하고 잘 부서지지 않을 아주 튼튼한 밀폐형. 
소리는 D1001보다 많이 뒤처지지 않으면 된다는 정도?

 
▶젠하이저 HD25
옛날에 듣던 락 공연장 느낌의 HD25가 아니었습니다. 
원래 쿵짝쿵짝이었는데, 많~이 마일드해졌고 중립화 되었습니다.
일전에 써놨던 헤드폰 간단평 수정해야겠어요.

▶슈어 SRH840
생긴 건 저음 쿵쾅 할 것 같은게 의외로 굉장히 플랫하다고 느꼈습니다. 
요새 기준으로는 좀 더 DF 플랫틱한 느낌도 있었고요. 
저역 양이 조금 빠지지만, 극저음의 롤오프가 크지 않아 그럭저럭 들리고
음 분리도 괜찮고 해상력도 좋고...
소리 자체는 중역대의 질감이 매력적이고 대역도 잘 나와서 좋았습니다.  
정보량이 풍부한 느낌은 아니었으나, 듣기에 부담없이 깔끔했습니다.
각 대역이 서로 뭉치지 않고 말끔하게 잘 정돈된 인상이었어요.
뒷배경은 꽤 밝은 톤이었으나, 채도가 있는 느낌은 아녔고 밝은 회색???
BA 인이어 라인과는 달리 스피드도 느리지 않았고, 
940이 바디감은 어두운데 텍스쳐는 밝은 이질감이 있었던데에 비해 
얘는 그런게 없다는 점이 저는 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상당히 매력을 느끼긴 했는데, 결정적인 한 방이 없는게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휴대용으로는 약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슈어 SRH840A
생긴 건 저음 쿵쾅 할 것 같은게 의외로 굉장히 하만틱하다고 느꼈습니다. 
극저음 양감이 꽤 확보되어 있는 가운데 밸런스 기복 적고 반응도 좋았습니다. 
배경 톤이나 전망은 어둡거나 잘 느껴지지 않는 점이 840과는 꽤 달랐습니다. 
극저역이 좀 더 나오는 만큼 중고역대가 덜 부각되긴 하지만
그렇다고 중고역대 해상력이 840보다 떨어진다고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드라이버 파워 자체가 좀 더 올라온 느낌이었어요. 대역도 잘 나오고. 
오테 같은 애들에 비하면야 정보량이 풍부한 느낌은 좀 아니지만서도...
어쨌거나 요즘 기준에 아주 잘 부합되는 빵빵샤프한 사운드라고 느꼈고,
금장 장식과 노란 스티치의 헤드밴드가 너무 이뻐서 이걸 사려고 했었지요.
이 가격대에서의 밀폐형으로는 단연 1순위로 꼽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40~60만원대 레퍼런스급 이상에 대한 욕심이나 미련만 없다면
가성비로 얘 하나만 두고 편하게 써도 되겠다 싶더군요.
심지어 굳이 구형 헤드폰에 대한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겠다 싶을 정도로
관용성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재고가 있었다면 그냥 샀을 듯 합니다만, 하필 재고가 없었고...
그 사이 고민하다 보니 휴대용으로는 구조상 아쉬움이 좀 있어서 패스.
 
▶젠하이저 HD26
그래, HD25가 원래 이 정도로는 다이나믹했었지... 극저음도 조금은 나오네... 
그런데 가격이 예산범위 초과. 
오래 쓸 물건은 조금 무리해서라도 원하는 걸 사는게 맞다고는 생각하지만, 
딱히 그렇게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서 패스했습니다. 
 
▶젠하이저 HD569
극저음 잘 나오고 해상력 좋고 튼튼하게 생겼고...
너무나도 취향 저격이었는데, 결정적으로 3KHz대 언저리가 튀는 듯했고
그게 제 귀에는 꽤 자극적으로 들려서 선택할 수 없었습니다.
한 덩치 하므로 얘도 휴대용으로는 좀 그렇긴 한데...
가방에 넣고 편하게 다녀도 될 것 마냥 튼튼하게 생겼어서 그건 괜찮았어요.
 
 
개인적인 소감으로 오늘 들은 것들 중 MVP는 SRH840A였습니다.
극저음이 올라오는데에 거부감이 있는게 아니라면
청음매장에서 한 번 관심갖고 들어보시길 추천드려요.
  
 
향후 계획은 이러합니다. 

V700은 만일에 대비하여 드라이버 적출 후 폐기 예정, 
(CD2000의 바이오셀룰로오스 드라이버가 썩ㅋ으면 교체해 넣으려고) 
PRO5는 그냥 봉인, CD900ST는 방출 예정.
결국 밀폐형은 W100, D1001, 새로 살 녀석 총 3개로 정리될 예정이지요. 
오픈형도 HD650, CD2000까지로 끝.
실시간으로 부스러지고 있는 HFI-2000은 드라이버 떼낸 뒤 폐기 예정. 
헤드폰 다섯 개만 해도 많습니다.
 
이어폰도 CM7Ti, E868, 디렘 프로 마스터, 이어팟, 상관안해? 뭐더라?(올 예정) 
여기까지만 놓고 나머지는 번들 포함 죄다 방출 예정... 
 
 
어머니와 함께 갔다온 거였는데...
메제 엠피리언에 꽂히셨더군요. 제가 들어봐도 소리는 꽤 괜찮았어요. 
너무 비싸서 문제지...
집에 오는 길에 대화하는데, 돈만 있다면 하나 지르고 싶다고 하셨어요. 
HD800S도 좋게 들으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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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talk idletalk님 포함 6명이 추천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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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엠피리언은 누가봐도... 디자인에서 일단 먹어줍니다 ㅎㅎ
07:14
22.12.0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kalstein
겉모습도 그렇지만, 패드 안쪽에서 황금빛으로 빛나는 진동판의 모습도 황홀하더군요.
소리도 중요하지만 비주얼도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09:14
22.12.05.
alpine-snow
우스개로 하는말들이긴하지만... 실제 시험에서도 사이티드는 엄청나게 영향력이 높은걸로 나왔죠.
뼛속까지 공돌이인 저도.. 디자인이 이쁘면 일단 기분이 좋잖아요. 그름 그게 음질이 더 좋게 들리는 느낌이 드는거고요 ㅎㅎ

참 그런면에서 B&O, Focal 등등이 먹고 들어갑니다...
포컬은 무거워서 포기할수밖에 없지만요 ㅎㅎ
언젠가는 B&O 헤드폰 하나 사볼까? 하는 생각만 있네요.
10:05
22.12.0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kalstein
화려한 비주얼을 보고 나서 소리를 들으니 어느 정도 그게 영향을 주는 것 같은데,
실제 소리도 워낙 훌륭하게 나와서 더더욱 황홀경에 빠질만했던 것 같습니다. ㅋ
13:26
22.12.05.
profile image 2등

알파인님 픽이면 명기란 이야긴데... 조금 혹합니다. 
헤드폰은 올해는 그만 사기로 해서 일단 위시리스트에만... 쏙~
 
그나저나 종종 글에서 어머님과 데이트를 하시는 것 같긴했는데 
같이 청음샵까지 다니시는 걸 보니 매우 흐뭇하네요.

무슨 속상한 일이 있으셨는진 모르겠지만, 주변에 알파인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으실 겁니다. 건강 잃지 마시구요~!!

10:02
22.12.0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Gprofile
에이~ 제 픽이... 무슨 말씀을... ㅋ;;;

SRH840A는 하만 타겟 기준에 잘 맞아 누구에게나 선뜻 권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극저음부터 초고역까지 큰 기복 없는 밸런스와 광대역에 해상력 좋고 다이나믹하고...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조인트 부위가 좀 더 튼실하게 만들어졌으면 하는 점이었습니다.
사실상 그 부분 하나 때문에 HD25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제 오디오 라이프는 어머니의 영향이라, 20대부터 샾에 가끔 함께 다니곤 했어요.
이번에는 꽤 오랜만에 함께 들렀네요.


요즘 시대의 흐름이 인간성의 점진적인 쇠퇴와 싱글 라이프의 급속한 확산인데,
저는 솔직히 매우 좋지 않은 현상이라고 보는 편이라서 우려가 크긴 해요.
제 주변에 좋은 사람들은 여럿 있지만, 결국 일상까지 모두 함께하지는 못하니까요.

어쨌든 가정이 있는 편이 낫고, 그걸 위해서는 책임감과 양보가 필요한데
그러기엔 세상이 너무 자신의 것만 외치며 싸우는 방향으로 변해온 것 같습니다.
저도 거기에 맞추어 방어적으로 변하다 보니 새 관계를 맺는데에 어려움이 있네요.
그 영향이라면 영향인가 보다, 그런 걸 최근 새삼 또 느끼고 마음고생을 좀 했더니...
이젠 멘탈도 잘 잡아야 할 것 같아요. 몸이 같이 반응을 하네요. ㅋㅋㅋ;;;

날이 추워지는데, 모쪼록 Gprofile님도 늘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13:46
22.12.05.
profile image 3등

헉... 어머니께서 안목이... ㄷㄷㄷ

10:08
22.12.0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굳지
구체적인 표현은 어려워도, 뭐가 좋다 나쁘다는 분명하게 인지하시더라구요.
나이가 들면서 청력이 감소해도 좋은 소리를 감별하는데는 지장이 없는 것 같아요.
연로하신 일본의 오디오 칼럼니스트 분들이 여전히 활동하시는 것도 수긍이 가고요.

...집에 헤드폰이 많으니 조금 정리하되, 좀 더 좋은 걸 사라고 하시더라고요.
보통 이헤폰이 10만원 넘어가면 뭐 그리 비싸냐고 난리가 나지요.
그런데 어머니는 SRH440A의 가격표를 보시더니 이건 왜 이리 싸냐고...;;
부자라서가 아니라, 좋은 물건의 쓰임새와 가치를 잘 이해하시거든요.
정작 제가 더 쓰는 건 너무 과하다며 예산을 고수했습니다. ㅋ;;
13:54
22.12.0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カードキャプターチェリー
정작 이게 나온지가 30년이 넘었네요.
Y자형으로 벌어지는 헤드밴드가 착용시 안정감이 있어서 좋지요.
제가 두상이 좀 요상하거든요. ㅠ.ㅠ
13:55
22.12.05.
profile image

hd25는 음질이 아주 좋아서가 아니라.. 필드에서 편의성을 극대화시켰기 때문에 모니터링으로 자주 쓰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스튜디오도 그렇고 야외 촬영 등에서 오디오 담당은 이 헤드폰 많이 쓰시더군요.

11:25
22.12.0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아마티
음질은 딱 기본 정도 하고, 가볍고 튼튼하며 차음성이 좋은게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말씀하신대로 여전히 많이 쓰이고 있고, 저도 그 부분에 주목을 했지요. ㅋ
가격 생각하면 말도 안 되게 허술한 생김새가 문제죠. 만 원짜리처럼 생긴... ㅋ;;
13:57
22.12.05.
얘도 사실 hd600급 철밥통 아닌가요ㅋㅋ
겨울용 헤드폰 알아보는중인데 끌리네요
14:23
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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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소닉유스
철밥통인데, 여전히 밥값은 하는 실력인거 같아요.
초기 착용감은 조금 각오해야 할 수도...(...)
20:12
22.12.0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lIllIlIlIII
CD2000은 딱 E888 헤드폰 버전이랄지요.
개인적으로는 PET 진동판의 하급기인 CD780을 조금 더 높게 평가합니다.
바이오셀룰로오스 특유의 질감 외에는 CD780이 모두 우위라고 생각해요.
대역폭과 해상력 거의 동률인데 스피드나 내구성은 CD780 쪽이 압도적입니다.
20:15
22.12.05.
profile image
HD25 온이어라 착용 괜찮으실지요
22:12
22.12.0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윤석빈
애초에 차음성능 위주로 본 거라 감수하고 있어요. ㅋㅋㅋ
신품 기준 괴랄합니다.
바이스에 끼인 느낌이예요.
22:28
22.12.05.
profile image
alpine-snow
그니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앰프도 무조건 있어야하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2:41
22.12.0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윤석빈
휴대용 전제였지만 앰프는 있긴 있어야겠네요.
SRH840A에 비해 본체 휴대성은 압도적으로 좋은데
앰프 대라고 하는게 단점이네요. ㅋㅋㅋ
다만 그런 류의 헤드폰이 주는 진득함은 또 장점인 듯 합니다.
23:29
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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