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헤드폰 급차이요?
“글쎄요... 그것도 이젠 다 옛 말이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헤드파이 생활 20년차지만 스피커가 아닌이상 이어폰이든 헤드폰이든 머릿속 농구공만한 공간에서 음악이 펼쳐지는 메커니즘은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바이노럴이든 돌비 아트모스든 뭔 짓을 해도 소리가 이마 앞으로 맺히는 경우는 없는 그런 음감 구조 입니다. 20년 음감 인생에서 시스템이 수천만원이 되도 스테이징이 양팔너비로 커지는 그런 마법은 일어나지 않더라구요. 이어폰, 헤드폰이란 그런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이 둘은 음상 형성의 메커니즘과 그 규모면에서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랄까요.
차이가 없다고 하기에는 조심스러운 것이 예전에는 이어폰들이 스테이징이 좀 더 좁고 가까운 소리가 났던게 사실이라서 그렇습니다. 잘 구동된 헤드폰들이 대체적으로 농구공 만한 스테이징 속에서 여유롭게 가득 채우는 소리를 내는 것과는 달리 이어폰들은 대체적으로 오밀조밀한 소리를 냈던 것이죠.
근데 이제는 이런 헤드폰들의 전유물 비슷했던 입체감, 해상도, 더 나아가 스테이징에서도 거의 차이가 안나는 것 같아요. 아니 좀 용기내서 말하자면 차이를 모르겠어요. 심지어 이번에 영입한 튜리티는 좌, 우 스테이징과 개방감 부분에서는 더 낫다고 확실히 느낍니다. 물론 상대가 헤드폰 중에서도 개방감이 거의 없는 앰피리언이긴 해도 말이죠. (개방감은 구조적인 부분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튜리티의 설계가 매우 독보적이고 훌륭하다고 높이 평가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그러나 개방감을 가지고 귀 뒤로 넓게 펼쳐지는 독특한 스테이징을 가진 튜리티를 제외하더라도 한국에서 청음했던 여러 이어폰들이 헤드폰과 어께를 나란히 하는 입체감과 해상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분명히 느꼈지요. 그리고 며칠동안 간만에 여러 음반을 가지고 오랜 비청을 하면서 다시한번 헤드폰과 이어폰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에 확신을 가지게 되네요.
그러니까 이어폰 하나 만으로도 집 안으로 밖으로 맘 편하게 하이파이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그래도 헤드폰이 더 나은 점이 있지 않나 하신다면 '소리가 귀에 닿는 느낌이 더 자연스럽고 덜 피곤하다.' 이 정도가 아닐까요?
댓글 12
댓글 쓰기분명 시작은, 헤드폰은 "스피커 듣는것 처럼 자연스러운 공간감" 이어폰은 "귀에 바로 꽂아주는 소리"
이렇게 시작했는데, 요즘은 진짜 그런 구분이 모호해진거 같습니다.
특히 다중 듀서와 하이브리드 구조 때문인지 이어폰의 발달이 요 근래에 엄청 발전한거 같아요.
같은 커널형 이라도 한 10여년전 이어폰 들어보면 진짜 체감이 많이 됩니다.
글고보면 소드아트온라인 같은것이 그런 뇌에 직접 억세스하는 구조인데
그렇게 되면 진짜 엄청난 경험이 가능할 수도 있겠네요.
이어폰처럼 가까운 소리가 돔 경기장만한 형태로 울리는..몸이 따라서 진동하는 그런 경험?
페이델아트 님의 글을 보고 있노라면 끈끈함이 느껴집니다 ㅎㅎ
음감 취미를 접는다고 하실 때 반신반의했어요
같은 댓글이 두번 올라갔는데 삭제가 안되네요. 소프트이어즈 제품이 헤드폰급 공간감이라니 관심이 가긴 합니다.
글에서 내공이 느껴집니다.
음 일단 저는 체급을 못이긴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기술이 좋다보니 이어폰 가격은 비싸도 기술을 갈아서 헤드폰 같은 느낌을 줄 수는 있지만, 오디오는 물량전이고 같은 가격에 뭘 해볼수 있는 여지는 월등히 헤드폰 쪽이라고 저는 아직은 생각합니다. 귓구멍만 이용하는 것과 귓바퀴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는건 좀 다르죠. 비슷한 기술 수준이 투입된 이어팟과 에어팟맥스를 비교해보면 될것 같네요.
다만, 이어폰은 이어폰의 장점이 있죠 작은 진동판으로 고막에 직접 때려박으니까 해상도를 훨씬 높일 수 있고 큰 파워가 필요하지 않고, 무엇보다 휴대성이 좋다는것은 아주 큰 장점이죠. 저같은 경우도 해상도 우선이라 집 이외에는 항상 이어폰입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럭셔리함으로 급차이 따지는 것과 비슷한듯 합니다..
롤스로이스 타는데 오토바이랑 어떻게 럭셔리함을 비교하냐!!!
응 나 "네이만 마커스" 타는데... 이런게 가능한 시대니까요.
네이만 마커스=럭셔리함을 인정받아 현시세 121억짜리 바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