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대 정전형 헤드폰 람다 프로 vs. 람다 프로 클래식 비청 리뷰
왼쪽 : 람다 프로 클래식(1992년)/오른쪽 : 람다 프로(1982년)
FR 그래프 비교 : 상단 람다 프로/하단 람다 프로 클래식
스탁스의 본격적인 전성기를 이끌어 내었던 대표적인 헤드폰은 바로 오리지널 람다(1978년)와 람다 프로(1982년) 시리즈 입니다. 람다 시리즈 특유의 사각형 형상(케이지 구조)은 스탁스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을 만큼 헤드폰 업계에 미친 영향은 대단했습니다. 한편, 이러한 람다 프로의 출시 10주년을 기념하여 출시한 제품이 바로 람다 프로 클래식(1992년) 입니다. 이름이 비슷하기에 성능 또한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사실 이 두 제품은 외형부터가 다르고, 진동판의 두께 역시 상이합니다.(람다 프로:1.5마이크론/람다 프로 클래식:2.0마이크론) 구조가 상이한 만큼 소리 역시 다를텐데요, 과연 어떠한 차이가 발생하는지 비청 리뷰를 해보았습니다.
0. 청음환경
- 소스 : PC(유튜브 뮤직/애플뮤직 앱)
- 앰프 : STAX SRM-1/MK2 PRO(람다 프로 전용으로 출시되었던 앰프)
- DAC : JDS LABS ELEMENT MK2
1. 전반적인 인상 비교
- 람다 프로 : 정전형 특유의 디테일한 고음을 발휘하지만 전반적으로 중립적인 대역의 음색 표현력
- 람다 프로 클래식 : 정전형 특유의 디테일한 고음은 약화되었지만 베이스가 강화된 표현력
두 기기를 한 자리에 놓고 비청해 본 결과는 생각보다 충격적이었습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두 헤드폰을 블라인드 테스트로 경험해 본다면 아마 람다 프로 클래식을 평판형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두 제품의 인상은 상이합니다.
2. 주요 대역별 음색 비교
2.1 극저음~저음
- 람다 프로 : 일반적인 정전형 수준의 부족한 극저음~저음 표현력
- 람다 프로 클래식 : 유의미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보강된 극저음~저음 표현력
람다 프로 클래식의 진동판 두께가 더 두껍기 때문일까요? 저음 표현력에 있어서는 람다 프로 클래식이 우세합니다. 물론, DD나 저음 보강된 평판형에 비해서는 열세한 수준이긴 하지만 람다 프로 클래식의 느낌은 마치 플랫한 튜닝의 평판형 헤드폰을 경험하는 것 같았습니다. 성향에 따라서는 현대 음악을 듣는 데 람다 프로 클래식이 더 나은 튜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차이는 FR 그래프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2.2 중음역/보컬 표현력/공간감
- 람다 프로 : 플랫하지만 전반적으로 뚜렷한 중음역대 음색, 비교적 가깝고 선명한 보컬, 그러나 공간감은 보통 수준
- 람다 프로 클래식 : 뭔가 이질적인 중음역대 음색, 보컬이나 공간감은 람다 프로와 비슷한 수준
중음역대 튜닝은 두 제품 모두 근본적으로는 유사한 컨셉으로 튜닝된 듯 합니다만, 아무래도 저음의 마스킹 덕인지 람다 프로 클래식쪽은 뭔가 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람다 프로 클래식의 경우는 강화된 저음을 고려하여 1.5~2khz 대역을 좀 더 높게 튜닝했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나 보컬의 느낌이나 공간감은 전반적으로 유사한 수준이었습니다.
2.3 고음~초고음역
- 람다 프로 : 정전형 특유의 고음~초고음 질감(일명 설탕 질감...)이 살아있고, 에어리하고 섬세한 느낌.
- 람다 프로 클래식 : 정전형 보다는 평판형에 가까운 수준의 고음~초고음 표현력.
람다 프로가 전형적인 정전형 특유의 섬세한 고음을 보여준다면, 람다 프로 클래식은 평판형 느낌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람다 프로가 단연 우세한 것이냐? 그것은 아닐 것이라 판단됩니다. 성향에 따라서는 람다 프로의 고음 표현력이 과도하거나 귀가 시림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고, 람다 프로 클래식쪽이 좀 더 듣기 편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구조적으로는 람다 프로 클래식의 진동판의 두께가 훨씬 더 두껍기 때문에 고음~초고음 표현력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3. 총평
람다 프로가 정전형 헤드폰의 특징을 고스란히 살린 정통적인 컨셉이라고 한다면 람다 프로 클래식은 변형된 컨셉이 적용된 헤드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본인처럼 정전형 특유의 음색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단연 람다 프로에 한표를 던지겠지만, 저음 표현력이 좀 더 필요한 현대 음악을 자주 듣는 사람이라면 람다 프로 클래식에 한 표를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두 제품 모두 상당히 오래된 헤드폰이지만 60만원 정도 수준에서(헤드폰 본체 20~30만원+구형 앰프 30만원) 정전형 헤드폰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지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좋은 기기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16
댓글 쓰기ㅋㅋㅋ 전 평균적인 취향이군요
그래도 람다 프로 한번 들어보고 싶긴합니다.
다른곳에서 보기 어려운 정전형 리뷰는 언제나 추천!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정전형 비교는 쉽게 볼 수 없는 컨텐츠라 더 좋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