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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은 변하나봅니다(잠 안와서 끄적이는 시그널의 음감역사)

시그널 2020.04.05.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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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영디비 들어오기 전 + 음향 생활을 하기 전에는 정말 저음부스팅의 소리를 좋아했었습니다. 이어폰도 동네 편의점에 있는 거 중에 막 EXTRA BASS 이런거 적혀있는거 쓰고 그랬었고요.

'음감'에 10만원 이상의 돈을 처음 쓴건 모멘텀3였습니다. 베이스 둥둥을 좋아했던 저로서는 천상의 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이었죠. 귀가 너무 답답하고 머리가 눌리는 이유+코드리스의 편의성 때문에 팔았지만요.

모멘텀3를 팔때 즈음에 유선이어폰을 열심히 알아보고 다녔고, 청음샵도 들락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제 귀를 사로잡아버린 제품이 IER-Z1R이었죠.(왜 하필 너냐;;) 난생 처음 느낀 정위감에 결국 무리를 해서 질렀습니다.

근데 참 안타깝게도, 인이어는 결국 헤드폰을 못 이기더군요. 중고로 HD650을 저렴하게 구매해서 비교청취를 해봤더니, 아무리 200만원이 넘는 이어폰이라 한들 오픈형 헤드폰의 스트레오감을 따라갈 순 없었습니다. 결국 100만원에 근접하는 손해를 보며 IER-Z1R도 중고로 팔았고요.

에어팟 프로도 팔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아웃도어 제품이라지만 이제 헤드폰 사운드가 아니면 신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모멘텀3를 다시 청음해봤는데 왠걸, 엄청 둔탁하게 들렸습니다. 그때 그 소리가 아녀서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왜 그런가 고민해봤는데, IER-Z1R에서 느꼈던 정위감, 특히 킥과 베이스의 음상이 미간에 정확하게 맺히는 그 감각이 너무 좋았는데, 모멘텀3와 기타 보스 헤드폰 같은 저음강조 제품은 저음 크기가 양 옆으로 크게 잡혀있다보니 실망했다는걸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제 귀에 딱 맞는 제품은 바로 옆에 있었어요. PXC 550 II요. 정말 무선 제품 중에서는 HD650과 가장 유사한 소리를 내주더라고요. 아웃도어 제품으로 통화할 일도 많은데 이 분야에서도 끝판왕이고요. 노캔이 약하다는데 고역까지 감안하면 에어팟 프로와 유사한 수준이더군요. 중고로 구하고 싶었는데 매물이 잘 없어서 결국 신제품을 샀습니다.

HD650도 조만간 660으로 업그레이드할 생각입니다. 이건 뭐라 설명할 수 없는...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요새 650 들을때 그 답답함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젠하이저 800 820이랑 포칼 시리즈, 오디지 평판형 시리즈도 들어봤는데 660이 그런 하이파이보다 더 좋게 들리더라고요. 그 지경끼지는 안 가도 돼서 다행이라곤 생각합니다.

DAC도 ifi ZEN DAC에 꽂힌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다른 거치형 DAC가 가격이 압도적으로 비싼 것도 있지만, ZEN DAC이 갖고 있는 그 냉정한(?) 음색을 찾기 쉽지 않더라고요. 같은 ifi 제품에서도 더 비싼게 많지만 저에겐 오직 ZEN DAC 사운드가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결국 몇 개월 안 되는 기간동안 열심히 음감하면서 취향이 저음 강조에서 플랫 지향으로 바뀌었네요. 아마 내가 음악에 집중할수록 모든 음원 소스를 세세하게 듣고싶다는 욕심이 생겨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 제 취향은 '젠하이저스러운 냉랭한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 있고, 지금 이 취향에는 아웃도어 PXC 550 II/ 인도어 ifi ZEN DAC + HD660이 종결템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취향이란게 언제 변할지 몰라 함부로 종결선언은 하지 않겠습니다. 조만간 위 세 제품의 유저리뷰 남겨보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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뇨끼님 포함 3명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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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후대장

저도 종결 다섯번쯤? ㅋㅋ

첫타에 넘 아도치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