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패드의 난
헤드폰의 수명은 의외로 이어패드가 가장 큰 변수인 것 같습니다.
이어패드가 낡거나 없다고 아예 못 쓰는 건 아니지만,
소리에 문제가 생기고 갖다 버려야 할 물건처럼 너덜거려 보입니다.
개인 취향상, 오래된 헤드폰들만 쓰고 있는 저로서는 이어패드가 가장 문제입니다.
물론 순정이나 호환품이라도 이어패드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기종만 쓰는게 가장 좋겠지만,
사람 취향이라는게 어디 그렇던가요.
아래는 현재 헤드폰들 이어패드 현황입니다?
굵은 글씨로 해둔 제품은 신품 구매한 겁니다.
1. W100 : 불량. 19년 된 다 떨어진 이어패드 그대로 사용 중. W1000 패드가 있지만 궁합이 꽝이라서 안 씀.
2. HD650 : 양호. 출고 이어패드 그대로 사용, 신품 구매 초기부터 최대한 피지가 묻지 않게 관리 중.
3. CD2000 : 양호. 출고 이어패드 그대로 사용, 뜯어진 폼 본드로 보수, 최대한 피지가 묻지 않게 관리 중.
4. K501 : 불량. 순정 이어패드 단종으로 호환품 사용 중.
5. HFI-2000 : 불량. W1000 패드 임시 사용 중. 신형 순정패드 체결 불가. 순정패드 내구성 엉망진창.
6. CD900ST : 불량. 순정 이어패드 확보 불가로 호환품 구매해야 함.
7. V700 : 보통. 순정 이어패드 사용 중. 신품 때부터 착용감 불량하나 내구성은 갑.
8. PRO5 : 불량. 순정 이어패드 확보 불가로 호환품 구매해야 함.
9. RS-1 : 양호. 그런데 드라이버가 없음? ㅋㅋㅋㅋㅋ
이렇게 분류하고 보면, 희안하게도 헤드폰 스타일도 나옵니다.
순정 이어패드를 구할 수 있는 것 : 2, 9 -> 인기 좋은 헤드폰들.
호환 이어패드를 구할 수 있는 것 : 4, 5, 6, 7, 8 -> 인기 좋은 헤드폰들과 호환됨.
- 5번은 호환품도 구할 수 없지만, 개인이 직접 만들 수가 있음!!! 싸구려 메모리폼 베개 한 개 희생하면 됨.
이어패드를 구할 수 없는 것 : 1, 5 -> 인기 없는데 다른 헤드폰들과 호환도 안 됨.
아무래도 인기 없고 호환성도 없는 세 녀석은 패드를 직접 만들어야 하려나 봅니다. ㅠ.ㅠ
직접 만들 엄두도 못 내면 이것들 어떻게 쓰나요. 아예 사지를 말아야지!! ㄱ-;;
이어패드의 평균 수명이 짧으면 2년, 길어도 5년을 넘기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어패드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기종은 반드시 꼭꼭꼭 어떻게 해야 한다고요?!
사용 전 머리 감고 세수!!!
귀찮아도 꼭 그렇게 해야 합니다.
댓글 19
댓글 쓰기나중에 다 떨어지면 재봉선을 다 뜯어서 패턴을 따놓으면
그대로 재단해서 만들 수 있으니까요!!
W100의 경우 호환된다고 우기는 패드들을 다 찾아봤지만
괜찮아 보이는게 도저히 없어서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ㅡㅡ;;
죄다 패드 가운데가 높고 폼이 두툼해서 안 되겠더군요.
즉, 호환되는 패드 없습니다.
HFI-2000은 드라이버가 구석으로 편심되어 있기 때문에
패드 뒷면이 반드시 메쉬형으로 되어있어야만 하는데,
그런 패드들이 없네요.
차선으로 DT880 패드 고려 중입니다;;
제가 헤드폰 업계 대빵이라도 되어있었다면 이러고 싶었는데.
헤드폰 업계 ISO 품질경영 인증제도를 별도로 만들어서 그거 없으면 못 팔게요.
인증 요건에는 이어패드를 반드시 표준 규격 이내로 만들되, 단종시 스펙 공개.
서드파티 업체들이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ㅋ
이어패드 호환품을 못 구해서 사용 못하는 구품이 생길 경우
해당 이슈 해결 전까지 신규 개발품 판매 인증 취소... ㅋㅋㅋㅋㅋ
강제적인 품질관리 표준이 수립되어 있어요.
4차 산업혁명을 따라 오디오 쪽도 이제는 자동차 납품 업체들의 경우
필수적인 품질 규격을 따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일반 가정용 컨슈머 제품군에서도 강제적인 품질인증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원가절감과 품질개선의 양립, 관련 일자리 창출, 신뢰성 개선에 따른
고객 만족까지 개선될 겁니다. ㅋ
순정패드를 사서 보관을 해둬도 자연스럽게 못쓰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순정패드가 공급되고 있을때 적합한 호환패드를 최대한 찾아두는게 그나마 살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hd6xx 호환패드 찾아보고있어요ㅋㅋ
그리고 오래 안 쓰고 보관하다 보면 또 자연 노화되는 경우도 있어서,
결국 제조사에서 오랫동안 같은 형태의 이어패드를 계속 적용하거나
서비스파츠 재고를 주기적으로 만들어 확보해놓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국제미디가니 K371 패드가 다 폈더라고요ㅋㅋ
사실 제가 청음샾 가면 외관 위주로 보고 잘 안 듣는 이유가.
대중목욕탕 가기 싫어하는 이유와 비슷합니다.
의외로 한두명 정도 잘 안 씻는 사람이 쓰고 나면 패드 금방 삭더군요.
저도 이게 걸려서 헤드폰 구매를 멈춘 상태입니다.
(근데 게이밍 헤드폰이 너무 많아서...)
Hi-x15 구매할때도 김가루땜에 살까 고민하고 있다가 그냥 지르긴 했습니다.
나중엔 결국 정품 패드는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잘씻고 닦아도 결국 김가루는 언젠가는 폭발...ㅜㅜ
X15는 현물을 못 봐서 모르겠는데, X65는 그리 헤퍼보이진 않았습니다.
같은 재질이면 그리 쉽게 망가지지는 않을거라 기대해봅니다.
종결기를 T1으로 정한게 저에게는 참 다행이었습니다. 순정 교체부품이 넘쳐나서 나중에 요양병원까지 들고 갈 수 있을거 같습니다. 일부러 패드를 노화시켜서 쓰고 있을 정도니까요. 그래도 천연가죽 이어패드에 아주 오래 전부터 로망이 있었습니다. 이상형은 소니R10이지만 닿지 못했고, 그나마 스탁스404, 데논D7000, 오테W3000 써보면서 소원을 풀긴 했는데 오래 써보면 어떻게 될지는 미지의 영역입니다.
요즘에는 뻑하면 몇백만원짜리 플래그쉽 헤드폰들이 나오는데, 과연 이 고급기들이 미래에도 제 소리를 내줄 수 있을지 우려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제일 궁금한게 퀄리아010의 현상태이지요. 이것도 벌써 20년이 다 되어 가지요. 한두푼짜리가 아닌데 유지보수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이 제품의 오늘이 아마 현재 유토피아나 수스바라의 미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어느 물건이든 오래 쓰려면 부품 공급과 정비 용이성은 무조건 필수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요즘 헤드폰들이 지나치게 양극화 되어가는게 마음에 안 드는데
몇백만원짜리 헤드폰이 내구성이 떨어지고 부품 공급, 정비에 문제가 있다면
그건 팔면 안 되는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고가 제품인 만큼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제 표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켄우드 유저는 이미 기대를 포기했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