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900 무사히 안착...
신기술 앞에서 멀쩡히 버티기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디지털 분야는요.
다만, 사람의 적응이 한 템포 늦을 뿐이라는 걸 새삼스레 다시 깨닫습니다.
드디어 m900이 Juli@보다 나은 점이 와닿기 시작하고 있어요.
금속 정밀가공, 그러니까... 예를 들어 기어로 비유해보자면.
Juli@은 기어 이빨 하나하나에 가공 자국이 보일 정도의 정밀도라고 비유하죠.
한 쪽 기어를 돌리면 반대쪽 기어도 잘 돌아가기 시작합니다만,
기어 이빨 하나하나가 맞물릴 때, 가공 자국을 타고 미세하게 드드득 하는 질감이 느껴집니다.
m900은, 거기에 비하면 좀 과장하자면 경면 가공(거울처럼 매끈한) 된 것처럼 미끈합니다.
한 쪽 기어를 돌리면 반대쪽 기어가 돌아가기 시작하는 건 똑같은데,
기어 이빨이 맞물릴 때, 가공 자국이 없으니 그저 미끈하게 스윽 돌아갑니다.
결국 m900 쪽의 압도적인 우위라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Juli@의 상대적으로 거친 질감에서 오는 느낌이 생동감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둘 다 착색감은 막귀인 제 청감상으로는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음색적으로는 거의 같은 느낌입니다.
하나하나 꼬집으면 다른 점도 있지만, 결국 둘 다 같은 부류입니다. 중립적이라고 느껴지네요.
처음의 느낌은.
Juli@이 FHD(1920 X 1080)의 해상도였다고 비유하자면(얘도 해상력이 꽤나 좋습니다),
m900은 FHD에 4X 안티앨리어싱을 먹인 것처럼 부드럽긴 한데 뭔가 좀 맹한 것 같았죠.
좀 더 시간을 두고 자세히 들어본 지금은 안티앨리어싱이 아닌 네이티브 4K 같은 느낌이예요.
8K까지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디까지나 비유이고 제 귀는 몇 배에 속하는지 느낄만큼
그리 성능이 좋지 못하고 심지어 좌우 짝귀입니다. ㅎㅎㅎ
하여간 소리가 퍼져나가는 순간순간이 부드럽게 느껴지도록 매끄럽게 뭉개버린게 아니라
정공법으로 시간 축들이 무수히 늘어난 듯 굉장히 디테일한 느낌입니다.
처음부터 고성능이라는 느낌을 리스너이게 확 던져주며 압도하는게 아니라
그냥 기본에 충실한 채 자기 위치를 묵묵히 지키고 있고,
진가는 리스너가 알아서 깨달아야 할 물건인 듯 합니다.
어떤 측면에서 보자면, 저는 오디오 특유의 느낌을 더 즐기는 쪽이었던가 싶을 만큼
m900의 소리는 오디오파일보다는 자연음에 익숙한 보통 사람들에게 더 와닿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즉, 하이엔드에 대한 정의를 오디오 특유의 개성을 인정하기보다는
다 모르겠고 자연음에 최대한 다가서게 해주는 물건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적어도 100만원 미만에서는 가장 정답에 가까운 물건들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싶어요.
오히려 몇 배 더 비싼 물건들조차 기기 특유의 개성이 묻어나오는 경우가 의외로 흔하다는 점에서는,
그보다는 더 좋을 수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라 봅니다.
막귀의 감상이니 덜컥 믿으시면 곤란합니다.
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이제 확신을 느끼고 있고 매우 만족합니다.
섣불리 믿지 않는, 고독해지기 쉬운 제 성격에 이 정도면 써본 중 가장 추천할만하긴 합니다.
P. S. 둘 간의 비교는 직결이나 헤드폰 단자 Never, 또 그 나드 C316BEE 인티앰프의 헤드폰 단자에
K501 + K702 호환패드 조합에서 묘하게 가장 극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여담이지만, K501 + K702 호환패드 조합이 확 당기는 매력은 없는데, 듣매(?)입니다.
댓글 6
댓글 쓰기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어지간한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의 DAC들과 견주더라도
극한의 해상력 경쟁이 아니라면 오히려 장점이 많을 것 같은 느낌이예요.
alpine-snow님께서 m900 글 올릴때마다
뽐뿌가 자꾸 올라옵니다. ㅎㅎㅎㅎㅎ
뽐뿌 받지 마세요. 별로 매력 없어요, m900.
심지어 처음 박스 까고 들었을 땐 불량품인 줄 알았어요, 너무 구려서. ㅡ,.ㅡ;;
처음엔 완전 맹하다가 한 20시간 넘게 들어서야 좀 들을만해지더군요.;;
해상도나 선예도는 m900이 참 좋은데, 사실 쨍한 느낌은 여전히 Juli@이 더 낫네요.
좀 냉정하게 보면 m900이 훨 좋은데, 제 취향 보태면 m900이나 Juli@ 모두 동급이예요.
좀 무서운 건, 개인적으로 하이엔드 소스기기 안 지른 건 Juli@ 때문이었습니다.
어지간한 하이엔드 소스기기라도 낡은 맥북보다 좋은 걸 딱히 본 적 없었기도 했지만요.
그런데, 적응 + 초기의 먹먹함이 사라지고 나니 m900의 성능은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대략 이 정도면 오디오노트나 오디오리서치보다 못하다고 볼 건 없는 것 같아요.
네임이나 메리디안보다는 한참 낫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궁금해서 줄리아관련을 검색해봤는데 아직도 드라이버업데이트를 하네요 제작사도 사후지원이 대단합니다..
ESI - Download: Juli@ (esi-audio.com)
기본적으로 작업용 제품이고 듣보잡은 아니다 보니 퀄리티도 꽤 괜찮습니다.
다만 윈도우10부터 드라이버가 좀 불안정한 듯 합니다.
평가에 매우 공감합니다. ㅎㅎ
그런 면에서 저는 m900이 상당히 마음에 들기도 하고, 좋은 평가를 주고 있네요.
정말 잘 만든 녀석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