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어팟 & Final E4000

얼마 전 애플 공홈에서 주문한 이어팟을 받았습니다. 
 왜 때늦은 이어팟이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일과가 끝나면 많은 시간을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하는 패턴인지라 인이어 타잎의 커널형 이어폰은 장시간 착용하면 땀이 차는 느낌과 가려움증, 그리고 귀를 꽉 막고 있는 형태로 인한 답답함 등이 거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리가 괜찮은 오픈형을 찾아봤습니다. 태블릿이나 핸드폰을 볼 때 쉽게 착용하고 벗을 수 있는 언더이어면 딱 좋겠다 생각했고, 기존에 쓰던 오르바나 에어 같은 귀 뒤로 거는 행거가 없었으면 했습니다. 
 찾아보니 이어팟이 딱 그 조건에 맞더군요. 거의 같은 측정 그래프를 보여 준다는 에어팟 2세대를 쓰고 있는 지인에게 빌려 잠시 들어봤는데 소리 괜찮기에 고민 없이 주문했습니다.
  
 간단한 소감을 적어보자면 
 2만 5천원이란 가격을 접어 놓고도 소리 좋은데요? 
 한 때 저음이 과다하다는 얘기를 들어서 초창기에는 무시하고 있었는데, 지금 들어보니 저는 전혀 저음 과다라고는 못느끼겠습니다. 이게 오픈형이고 착용 상태와 귀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다르게 들릴 가능성이 많죠.  
 저는 이어팟의 꼬다리가 귀의 주상 절흔을 지나가도록 착용하면 소리가 딱 좋네요.
 아뭏든 제가 듣기에는 전대역 꽤 밸런스 좋고 저역도 퍼지지 않고 단단합니다. 오픈형이므로 극저음까지는 기대할 수 없지만 이 정도면 심심하지 않네요. 물론 고가의 이어폰 같은 고급진 사운드 질감은 아니고, 다소 거친 느낌도 있습니다만 이 자체로 꽤 훌륭한 사운드라고 생각됩니다. 거기에 가격까지 생각하면 여름용 오픈형 유선 이어폰으로 강추입니다.
  
 전에 제 FInal E4000 소감을 간단히 적은 글에 어떤 분이 이어팟 같은 소리냐고 물으셨는데... 
 전혀 아니라 말씀 드립니다. 귀가 작아 이어팟이 귓구명을 완전 막는 형태로 착용되는 귀 모양이라면 비슷한 면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제가 듣는 상태에서는 다르네요.  
 이어팟은 E4000에 비하면 균형잡힌 사운드입니다,  
 E4000은 펑퍼짐한 저역이 살짝 부풀려진, 전체적으로 약간 어두운 사운드입니다. 소리의 질감은 이어팟에 비해 확실히 고급스럽게 부드러운 질감이지만, 전체를 얇은 막이 덮은 듯한 느낌 입니다.  
 분리도, 해상도도 이어팟이 더 낫습니다만, E4000의 살짝 뭉개지고 섞이는 느낌 때문에 부드러운 질감이 더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제 소견으로는 E4000은 독서나 업무를 볼 때 낮은 볼륨으로 잔잔한 음악을 BGM처럼 깔아 놓는 용도로 쓴다면 딱 좋은 이어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