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X400 대잔치. (오늘의 택배)
화요일 밤 옆 동네 카페를 눈팅하다가 예전 MX400을 유명한 중고 카페에서 판매한다고 해서
반신반의로, 하지만 진짜라면 더할 나위 없는 찬스라고 생각하면서 연락 후 구매하였습니다.
버전이 2가지 있는데 각각 하나씩 해서 5.2만원에 구매 후 오늘 수령하였습니다.
.. 설마 이걸 2022년에 다시 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하였습니다......
주황색 패키지는 국내 수입처는 없는데 예전에도 한 번 본 기억이 있긴 했었습니다.
(하도 오래 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리고 파란색 패키지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익숙한 대경바스컴 정품 패키지입니다.
이걸 보니 예전 기억도 나고, 이 바닥 들어온 지도 참 오래 됐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래 됐는데도 여전히 막귀인 걸 보면 그른 존재이지만..>
순서대로 주황색 패키지, 파란색 패키지의 MX400 입니다.
주황색 패키지는 RC 버전이라고 해서 예전 소니 SP 버전 이어폰들과 같이
리모컨 달린 기기들에 사용하라고 만든 0.7m 길이의 물건입니다.
얜 생긴 것도 그 시절 감성이라 그런지 좌우 비대칭 y형입니다.
요즘은 아예 씨가 마른 형태이지만 이게 은근히 목에 걸고 다니기에 편해서
예전에는 이쪽을 선호하는 쪽도 꽤 있었습니다.
파란색 대경바스컴 패키지는 아주 전형적으로 익숙한 MX400 그대로입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MX400까지 나란히 둬 봤습니다.
구별이 될까 싶기도 하지만 새로 구한 2가지는 앞서 적은 대로 형태가 다르고,
기존 보유 중이었던 MX400은 유닛 자체가 유광 마감이라 다른 둘의 무광 마감과 차이가 확 났습니다.
그래서 여러 개 굴리면서도 헷갈리는 일은 없겠더군요.
(다만 플러그는 그냥 비슷하다 보니 저걸 연결을 잘못하고 다른 걸 들을 때가 있었습니다.. orz)
<여기서부터 3개 모델 감상평인데, 늘 그렇지만 막귀입니다>
[청음 환경: E30+atom amp, 도넛 솜 사용]
예전부터 구형 MX400과 신형 MX400은 소리가 다르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실제로 이 3가지를 들어 보니 전부 다른 밸런스여서 비교가 명확하게 되더군요.
시리얼 넘버에 따라 다르다거나, E888의 경우 공장에 따라 다르다거나 하는 내용들이
이 3가지 모델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나마 새로 구매한 MX400들은 시기가 가까운 편이라 차이가 아주 큰 편은 아니었는데,
구형과 신형 MX400은 그냥 아예 다른 이어폰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제가 보유하고 있던 신형 MX400은 MX400 거의 단종 직전의 모델에 해당됩니다)
신형 MX400의 경우 상당할 정도로 중음역/고음역이 부각되서 들리는 밸런스입니다.
저음역이 없는 건 아닌데 존재감이 확실히 약한 편이고,
특히 고음역대가 거친 젠하이저 스타일의 이어폰이라 금속성 느낌이 꽤 나타나는 편입니다.
이 점 때문에 E931과의 경쟁에서는 상당히 밀렸던 물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파란색 MX400은 그에 비해 확실히 저음역대의 존재감이 잘 살아나고,
고음역대는 좀 억제되어서 듣기 좋은 밸런스로 돌아갔습니다.
보컬의 위치도 묻히지 않고 제 위치에서 잘 나와 줘서 기분 좋게 듣기에 딱 맞는 편이었습니다.
신형 MX400을 먼저 들어보고 그 다음 얘를 들었는데 그냥 자동으로 빵 터졌습니다..;;
그 정도로 차이가 심했던 거고, 이게 예전에 들었던 MX400 소리였다는 걸 상기하게 되더군요.
(하도 오래 전이니 기억이 정말 가물가물했는데 들어보고 나니 정신차렸습니다..;;)
E931과 비교해 봐도 약간의 밸런스 차이는 있지만 둘 다 즐겁게 듣기에 아주 좋은 밸런스였습니다.
제 귀에 E931이 원체 잘 맞아서 저음역 쪽은 E931이 우세하고,
보컬의 경우에는 MX400이 E931보다 좀 더 제 위치에서 나와 주는 차이 정도였습니다.
너무 쨍한 느낌도 아니고 편하게 듣기에는 둘 다 정말 괜찮은 물건들입니다.
이후에 주황색 MX400을 마지막으로 들었는데, 결 자체는 파란색 MX400과 유사하나
저음역대 밸런스와 그에 따른 보컬의 느낌에서 차이가 다소 있었습니다.
주황색 쪽이 저음역대의 양감은 좀 더 좋은 편인데 그 강조폭이 넓은 탓인지
보컬의 위치도 뒤로 밀리고 음색도 살짝 어둡고 흐릿하게 잡히게 되더군요.
이게 크게 들을 때보다 작게 들을 때 오히려 더 부각되는 편이어서
평소에 듣는 볼륨 기준으로는 꽤나 답답한 느낌이 드는 게 좀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신형 MX400에 비해서는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정도이더군요.
<결국 신형 MX400은 현재 봉인되었습니다..>
2022년에 이 구형 MX400들을 접하고, 그 소리를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다는 게 참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올해에는 정말 특이하게 구형 기기들 구매가 꽤 있었고, 그 구형 기기들에서
새로운 발견이나 예전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을 많이 체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트파 미개봉으로 기존 편견을 깨고, HP-1으로 새로운 소리를 경험하고, MX400의 향수까지..)
아직 그렇게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 많이 일어나는 한 해가 되고 있군요..;;
올해 남은 4개월 동안 또 어떤 구형 기기를 발견하게 될지,
반대로 새로운 기기들에서 또다른 끌림을 받게 될지 여러 모로 기대하면서 지내봐야겠습니다.
(다만 지갑이 얇아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이지만.. orz)
댓글 16
댓글 쓰기(재고 현황까지는 파악이 안 되지만)
하나 가격이 5만2천원이라는거에요?
두번 읽어도 헷갈리네요 두개에 5만2천원이라는건가요
그립다 고딩때 듣던 저 이어폰...
요새 구하기 힘든 물건인데, 축하드립니다.
돌이켜보니 정말 오래됐네요.
MX400이 아주 맨 처음 나오던 시절의 헤드맥스 포장 버전은
오픈형 이어폰이라고 하기에는 좀 말도 안 되는 저음이 나왔던 기억입니다.
(완료 처리하기 전까지는 재고 있다고 합니다)
헤드맥스 포장은 저는 제대로 본 기억이 없는 것 같습니다.. orz
그거 이후로는 단종시까지 계속 저음이 줄어들기만 했던 것 같아요. ㅠ.ㅠ
오래 쓰고 싶었지만, 귓기름이 프로텍터 구멍을 계속 막는게 흠이었습니다.
청소하면서 그게 안으로 자꾸 들어가고 그게 반복되니 소리가 이상해지더군요.
그러다 보니 한 10개 정도 새로 바꿔가며 썼었는데, 돈이... ㄷㄷㄷㄷㄷ
저는 mx400 저음이 많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mx500을 더 좋아했어요.
지금 들으면 평가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요.
mx400 구경이 커서 오래 듣기 불편하다는 평이 생각나네요. 옛날 이야기입니다...
(귀 평수 때문에 16mm도 솜 써야 고정되고 굴곡이 있다 보니 거의 대부분 새게 됩니다)
MX400과 MX500의 저음 차이는 예전에도 크게 느끼지는 못했었습니다.. orz
확실히 MX400도 그렇고 예전 오픈형들이 구경이 크긴 했습니다..;;
저도 네이버샵 ㅇㅂㅅ 운영하시는 그분에게 mx400 4개샀어요 2개는 미개봉소장/ 2개는 개봉 ㅋㅋㅋ
여기에 mx400-ii도있고 mx500 코카콜라 한정판? 이라는것도있네요 단종되서 참 아쉬운이어폰이에요
크레신 도끼이어폰도 가끔 생각나는데 구할길이없네요
mx400,500을 구할수있다면 리뷰요청해보는것도 좋을탠데 구할수가없는 물건이니 리뷰가 나가도 별 의미는 없을듯한 ㅠ
저도 궁금해서 ㅈㄱㄴㄹ 에서 봤는데 재고를 많이 쟁여놓으신 듯한 느낌입니다.
구입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