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핑 앰프 좋나요?
물 그냥은 뭐 드십니까?
보통은 많이들 드시는 삼다수, 에비앙 요런 물들은 그냥 마셔도 미네랄 성분 때문에 나름의 물맛이 느껴지시죠?
라면 끓이실때 무슨 물로 끓이십니까? 수도물? 좀 찝찝하시죠. 보통은 정수기 물 정도는 쓰시지 않나 싶은데 그렇다고 삼다수 넣고 끓이긴 좀 아까우시죠?
전 감히 토핑 G5의 소리를 정수기 물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딱 라면, 된장찌게, 김치찌게 끓일 때 넣을 만한 물… 생으로 먹기엔 각종 성분들이 전부 필터 되어 순수 H2O 그 자체라 아무 맛도 안느껴지는.
그게 무조건 단점일까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라면, 된장찌게, 김치찌게 본연의 맛을 잘 느끼게 해주는 건 아무래도 퓨어 워터인 정수기 물일테니까요.
하지만… 자체 맛이 거의 없는 모니터링 이헤폰을 매칭한다면 이건 좀 그렇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프로 작업자도 아닌 제가 듣고 있어도 왠지 음악 관련 일을 당장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NDH30을 작업자가 쓰는 심심한 소리라는 표현이 딱 저에게도 생각나도록 해줍니다.
그말인 즉슨 이 토핑 G5의 소리야말로 원래 기기의 소리를 투명하게 반영해 준다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좀더 들어보니 확실히 다이나믹스, 해상도 뭐하나 떨어지는게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맛이 안납니다. 이건 확실히 정수기 물이다 다시 한번 상기가 되면서 그럼 다른 기기를 매칭해보자 싶은 생각에 토널밸런스가 보다 공격적인 MS500을 물려 봤습니다.
EQ조절 전혀 없이도 레퍼런스에 필적할 깔끔하면서도 상당한 고해상도와 밀폐형 특유의 펀치감 있는 저음이 귀에 쏙 들어오네요. 제가 한때는 이건 EQ 다림질 없이는 못듣겠다고 하던 바로 그 기기 말이죠. 상당히 고급스런 소리가 나서 출시가 30만원 헤드폰이란 사실을 저에게 상기시켜 줍니다.
아 요건 진짜 특색 있는 이헤폰은 그대로 살려주는 성능이구나 싶었습니다.
음감 초보자에겐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소위 매칭이라는게 상당히 중요하다는 걸 생각하게 되었고 이건 정말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모니터링 이헤폰과 토핑 G5의 조합은 음악을 업으로 하는 분이 아니라면 추천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이 G5 뿐만 아니라 토핑 기계들의 성향이 다 이렇다면 제가 가진 NDH30을 물리기엔 너무 재미 없는 소리라 앞으로도 토핑 기기를 구입할 생각 자체는 안듭니다.
다만 이 정수기 물에도 EQ라는 조미료만 약간 가미하는 타협을 하면 충분히 모니터링 기기라도 매칭해 쓸 수는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이만 청음기도 아니고 그냥 주절주절 아침에 뻘글 하나 올려 드렸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21
댓글 쓰기dac 이나 엠프 바꿈질은 크게 의미 없습니다.
헤드폰도 못굴릴 저사양 엠프 쓰다가 넘어가면 모를까...
물론 아직 이어폰이 없다는 최대의 문제가 있습니다 ㅎ
5g 관련 글이라 정독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양한 IEM 바꿔가면서 듣는 분에게는 최고의 선택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옆집원장의 BTR5 녹음한 소리를 들어봤을때 Fiio는 뭔가 착색이 약간 가미된 기분이 들었는데 그거 보단 토핑이 낫다고 봐요. 엇 그런데 이미 BTR7을 구입하셨군요. 그거 엄청 좋은 기기라고 들었습니다.
어차피 이어폰이 현재 없는 상황인지라~
이어폰 사면 꽂아서 써보고 토핑 좋다는 얘기 많이 들어서 토핑으로 옮겨갈 수도 있어서 토핑 글 자주 올려주시면 정독하겠습니다~
중국발 신생 답게... 아직까지는 자기 색깔이 없이 dac의 스펙 그대로 들려주는 중인 듯 하고, 초기에 비해 빌드 품질은 점점 올라오고 있는게 느껴집니다. 소리의 개성은 리시버에서 찾아야죠.
이제 이 다음 단계는 자기들의 튜닝일텐데,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아이덴티티를 쭉 이어나갔으면 하는 업체 중에 하나네요. ㅎ dac amp는 무조건 측정치! 그리고 기기의 견고함. 저는 이 둘만 봅니다.
저는 음악감상용으론 그닥 안좋다고 생각해요
진짜 맹물맛이라..
측정치 깡팬데 과연 이게 감상하는데도 좋은지는 의문이에요
그래도 처음 음감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덱앰으로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측정치 아주 좋지 빌드퀄리티 괜찮지 소리에 왜곡도 없지 가격은 깡패지..
1) 초심자가 애먼 거 샀다가 피 볼까봐
2) 검증 안 된 물건보단 최소한 측정치 잘 나오는 물건이 믿을만하니까(기준점 삼기도 좋고)
3) 음악성을 찾기엔 덱앰보단 리시버를 탐색하는 게 훨씬 저렴하고 쉬워서(중요)
요 3개가 제일 크죠
오히려 캐럿 루비처럼 지금 기준으로 보면 측정치상으로 좀 못나보일 만한 연식 있는 애들이 음악성 찾기는 더 쉬울지도 모르겠네요
SINAD가 3자리가 되면 음악의 영혼이 죽는다는 소릴 하는 사람도 있는 걸 보면 깡성능이 좋아질수록 기교 없이는 토핑같은 소리가 나는 게 필연이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그 기교 한 끗 때문에 리시버도 아니고 시스템에 손 대는 게 보통 일이 아니기도 하고...
저가형 dac은 무색무취가 옳고 거기에 레퍼런스 헤드폰이라..
자기 색이 있는 헤드폰 하나 들여보시죠.
dac은 놔두구요..
플랫러버님 글은 왠지 저는 항상 프레쉬하게 다가옵니다 ㅋㅋ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