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무엇을 살 것인가
먼저, 구입해 확인해 본 바 이번에 주문해 받은 보라색 8심 240코어 케이불은 NiceHCK 스페이스클라우드 (울트라) 와 같은 선재를 쓰는 것이 맞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이나마 다른 소리가 나기를 내심 기대 했으나 듣기에 샘플 편차 이상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격 차이가 서너배 나지만 부자재의 품질도 충실하고 만듦새도 괜찮으니 연보랏빛으로 깔맞춤된 하드웨어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면 저렴한 이 쪽을 사는 편이 좋겠습니다.
이를 비롯해 알리익스프레스 썸머 엔딩 세일 기간 동안 살 만한 것들을 추천해보고자 하였으나, 이어폰들은 국내 수입처에서 막아놓는 것들이 많아 선택의 여지가 많지는 않습니다. 세일 기간만 걸어 놓을 글도 아니니 현 시점을 우선하되, 일반적인 최종 입수 가격을 고려할 때 큰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좋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적습니다.
https://hbb.squig.link/?share=Simgot_Ea_500,TRZR_Ouranos,Olina_Se_S2,Kiwi_Ears_Cadenza
1. 심갓 EA500 + 보라색 8심 240코어 케이블
깡패 같은 하드웨어에서 비롯된 깡패 같은 소리가 나는 이어폰, 그리고 정보량을 얻는 대신 투명도를 잃는 광대역 속성 케이블의 조합입니다. 이전에 언급했듯 모든 이어폰에 유효한 케이블이 아니지만 EA500과 조합하면 설탕 코팅 아래 과즙이 가득한 탕후루 같은 소리가 나게 됩니다.
2. TKZK 우라노스 + 루나샵 회색 4심 순은/은도금그래핀 케이블
우라노스는 TinHiFi의 자매 브랜드인 TKZK의 제품으로 10mm CNT 드라이버를 레진쉘에 넣었습니다. 1DD 하만풍의 정석 튜닝을 조금 비껴 가까우면서도 넓은 소리가 납니다. 객석 1열의 느낌이고 달리 말하자면 스윗스팟은 아닌 셈인데 간은 제법 맞습니다. 음촉이 무디고 텐션이 낮은 것이 흠인데, 이 조합은 이를 은의 쨍함과 그래핀의 빠르고 단단함으로 극복해 무대가 눈앞에 펼쳐지는 스펙타클한 소리가 납니다. 제법 니치 하이엔드의 풍모라고 생각합니다.
3. 트리포윈 올리나 (SE) + XINHS 갈색 4심 단결정구리 케이블
EA500만큼 다이나믹하지는 않지만, 보다 하만타겟 풍의 저역을 원한다면 이 쪽이 좋은 선택지가 되겠습니다. 올리나 SE의 기본 튜닝이 완성도가 높은만큼 개성이 강한 케이블이 되려 독이 되기 쉽습니다. XINHS의 이 저렴한 케이블은 만듦새가 매끈하며 적당히 강력한 저역과 적당한 고역 롤오프로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올리나 SE를 만능으로 만들어 줍니다.
* 제가 쓰는 것은 필터 교체로 Olina SE와 비슷한 소리가 나게 된 Olina지만 여러분은 그냥 Olina SE를 구입하시기를 추천합니다.
4. 키위이어스 카덴자 + XINHS 갈색 4심 UPOCC 케이블
심갓 EW200이 디테일 픽업 면에서 카덴자보다 우위를 점하나, 카덴자에게는 더 나은 저역과 중역의 질감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오디오적 쾌감에서는 EW200이, 음악성에서는 카덴자가 위라고 말 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에 UPOCC의 휘몰아치는 저역을 더하면 느슨하게 들릴 수 있는 카덴자에 긴장감을 줍니다. 튼튼한 밧줄 같은 외관도 매력입니다.
댓글 6
댓글 쓰기전 카덴자에 Abyssal 붙여서 들어보고 있는데 이 조합도 괜찮더군요.
케이블이 좀 비싼 편이긴 한데 상성이 괜찮아서 집에서 종종 굴리고 있습니다.
케이블 바꾸면 뭔가 바뀌는거 같은데 ㅎ
아직 일천하여 잘모르는 제게는 아주 감사한 글이네요.!!
비슷한 마음으로 저렴한 것들 한두개씩 사 모으다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쉽게도 카덴자를 제외하고는 제가 보유한 이어폰이 없어서 위의 조합들을 들어보지 못하는게 아쉽습니다.
항상 좋은 조합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