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K1000 다음가는 이어스피커
MDR-MA900 입니다.
제 20년 남짓 이헤폰 인생에 팔았다가 되산 제품은 이 녀석이 유일하네요.
엊그제 장터에서 우연히 이 녀석이 올라온 걸 보고, 대단히 찾고 있던 것도 아닌데
심지어는 같은 판매자의 다른 매물이던 K3003까지, 두 개를 한번에 사 버렸는데요(...)
(결과적으로 K3003은 IER-Z1R에 이어 두 번째로 두 개째 보유하는 제품이 되었네요)
문제는 이 녀석, 생각보다 사용감이 엄청났습니다. 특유의 개방형 구조 때문에 안 그래도 먼지가 여기저기 껴들 구석이 많은데(에어 벤트, 조금이라도 경량화하려고 가운데를 파놓은 헤드밴드 등) 거쳐간 주인들이 딱히 귀히 다루진 않은 것 같더라구요
해서 알콜티슈로 청소만 장장 1시간을 했네요. 패드도 숨이 다 죽어서 살려면 살고 죽으려면 죽어라란 심정으로
수건빨래랑 같이 돌려버렸는데, 결과적으로는 죽은 숨을 되살리지는 못해도 얼추 살아났습니다
이제야 막 소리를 듣고 있는데... 밸런스가 틀어졌다거나 하는 소리상의 문제는 없어 보이고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사운드는 여전하지만
옛날에 갖고 있다 팔았던 상태 좋은 마구백이 아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땐 마구백을 엄청 좋아했는데도 금전 사정도 좋지 못했고, 주력 하나면 충분하지란 생각에 아쉬움을 누르며 팔았었지요
이제는... 아마 상태 좋은 매물이 뜨면 하나 더 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개인적으로 스탁스 같은 회사가 자사의 제품을 '이어스피커'라고 부르고, 개방성이 높은
오픈형 구조의 헤드폰은 참 많지만
그중에서도 이만한 개방성을 지녀서, K1000 못지 않게 '이어스피커'라고 주저 없이 부를 수 있는
마구백 같은 헤드폰은 정말 드문 것 같습니다. 후면을 아예 뻥 뚫어 놨으니까요
들을수록 공간감과 개방성을 중요시하는 제 특성상 팔아서는 안 되는 헤드폰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편한 착용감과 어딘지 맹한 듯 하면서도 나올 건 다 나오는 소리도 포인트네요
특유의 편안함 때문에 그간의 주인들도 편하게 막 굴린 듯한 이 녀석
물건을 신줏단지 모시듯 하는 제 품에 안겼으니, 이제는 좀 귀히 다뤄 줘야지요
문득 옛 생각에 젖는 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글 17
댓글 쓰기미개봉 40이라면 구해서 소장하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 아직 파는 곳은 없겠죠...
감사합니다 ^^
이 초월적인 착용감, 몇 년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오래 착용하고도 이 느낌 그대로일지는 두고봐야겠어요. 800s는 착용감이 좋다가도 측압이 없어서 두시간 남짓이면 정수리가 아파오기 시작하거든요.
의외로(?) T1 2세대가 편합니다.
이거 잘 모르는 것인데 아주 궁금하네요.
열심히 찾아봐야겠습니다. 영차!!!
지름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
(요즘은 이리저리 밀려서 거의 봉인중이지만..)
원체 큰 사이즈에 열린 형태라 정착용 문제도 좀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가벼운 무게에 좋은 착용감은 MA900만의 고유 영역일 듯합니다.
시코 시절에 본적도 소리를 들어본적도 없지만 이름만은 아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본 마구백이군요.
소리가 참 궁금해집니다.
음린이인 전 오늘도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갑니다
마구백은 미개봉 40만원까지 지불할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 생각합니다 ㅎㅎ
지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