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받고 오늘 올려보는 유코텍 re-3 첫인상
어쩌다보니 모이게 된, 유코텍 커널 4종세트 기념샷으로 시작해봅니다 ㅎㅎ
본가에 잠들어 있는 CS313을 발굴해내면, 유코텍 커널형 조상님부터 최신형까지 한 곳에 모을 수 있을텐데 어디에 박아뒀는지 도무지 기억이 안나서;;
공구소식 뜨고나서 주말에 주문하고 어제 받긴 했는데, 저번에 주문한 씨오디오 유메 울트라랑 같은 날짜에 오는 바람에 re-3는 멀쩡한지만 확인하고 오늘에서야 좀 들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도 간단하게 첫 인상을 좀 남겨보자면,
소리가 상당히 재밌어서 마음에 드는데, 묘사하기는 좀 복잡할 것 같다는 느낌이 먼저 들더군요.
뭐랄까, 그동안 제가 경험해봤던 유코텍 커널형 제품들인, CS-313부터 시작해서 IL300(청음), IL500(청음), IM400, RE-1pro, IL1000에서 유코텍만의 독특하다고 느낀 부분들이 RE-3에 모두 절묘하게 녹아들어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소리는 펀싸운드 W자 느낌, 더 구체적으로 풀어보면 하만타겟형에서 약간 중고음역대를 강조하고, 치찰음역대를 적당히 제어하면서, 초고역까지 무난하게 확보한 W자 사운드라는 인상이긴 한데,
그동안 걍 즐감하느라고 청감상 초점을 잘 안잡아놔가지고 아무래도 초점 잡고 다시 제대로 한 번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뭣보다 어제 잠깐 확인차 청음했을 때 KA2로 들을때는 정보량이 쏟아져서 오래들으면 피곤하겠다는 인상이었는데, 오늘 시오로 감상해보니 음선과 템포가 꽤 부드러워져서 말이죠.
여튼, 극저음부터 초고음까지 드라이버가 표현하는 재생법, 그리고 유코텍 특유의 여백이 느껴지는 스테이징 형성, 디테일 묘사, 잔향의 표현법 등에서 진짜 구 유코텍 커널형들에서 시도된 실험들이 절묘하게 녹아들어가 있다는 인상이 느껴졌습니다(아마 RE-3 리뷰 쓰면 그땐 그랬지 시절의 CS313 부터 언급하면서 CS313의 충격과 공포의 첫인상과 그럼에도 느껴지는 313의 독특한 시도를 반드시 언급하게 될 것 같다는 느낌).
소리 이외의 외관에서의 첫 인상도 좀 남겨보자면,
하우징은 상당히 세련된 공학적 미학이 느껴지고, 유코텍에서 자체 제작했다는 이어팁의 착용감은 꽤 훌륭합니다.
같이 주는 케이스는 그동안 유코텍이 번들로 제공했던 케이스들 중에서 가장 크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케이스가 큰 이유가 있었습니다.
케이블이 지금까지 만나본 이어폰 케이블들 중에서 가장 근육근육하더군요. 어지간한 8코어 케이블보다 두껍고 강인해보이는 케이블... 그 패키지 상자 네코미미랑 좀 괴리감 있지 않나요 사장님
좀 아쉬운 부분은, 4.4 밸런스드 단자가 기본인데 같은 옵션을 가졌던 IL1000에서는 유코텍의 변환젠더를 구성품으로 같이 챙겨줬었는데 RE-3에서는 원가절감의 차원인지 구성품에서 제외되어 있었다는 것 정도를 뽑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4.4 단자 지원 덱앰이 몇 없어서 좀 아쉽달까요. 4.4 변환 젠더 빨리 구해서 이런저런 매칭을 시도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뭐 여튼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드디어 우리 유코텍이 RE-1pro에 이어서 대중적으로 먹힐만한 커널형 이어폰을, 중급기에서도 만드는데 성공하셨구나! 라는 감상도 같이 들어서 감회가 좀 새롭기도 하네요 ㅎㅎㅎ
솔직히 IL300이랑 IL500은 고음이 좀 너무했잖아요, 어떤 소리를 만들고 싶었는지는 청음해보자마자 바로 이해하긴 했었는데
우리 영디비는 종합병원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각종 환자가 다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