숼우 U2 도착 및 후기

장바구니 할인가 맞추려고 노바와 같이 주문했던 U2가 이제야 도착했습니다.

발송이 하도 늦어져서 문의해보니까 제품이 없어서 생산하는대로 보내드림 ㅈㅅ 하고 답변이 오더군요 -ㅅ-;

숼우숼우야......진짜 니들은 소리도 못 만들었으면 진작에 일러맛집 취급받으면서 나가리 됐을겨...

저 외에도 몇가지 개인적인 경험이나, 잊을만 하면 커뮤니티들에 올라오는 괴담들 떄문에...유독 수월우 제품은 개봉할 때 기도를 올리게 됩니다. 제발 양품 걸려라. 제발 양품걸려라.

한결 같이 QC를 신경쓰지 않는 초심 그대로의 모습을 지키고 있는데 대체 왜 QC판정서를 동봉해주는 건지 ㅋㅋㅋ

뭐, 다행이도 양품이 무난하게 잘 도착해서 즐겁게 감상 중입니다.

외관은 익히 알려졌듯이 좀 독특한 모양새고, 사진으로 보기에는 하우징과 케이블 연결 지점이 좀 단선에 취약해보여서 걱정했었는데, 육안으로 직접보니 보관만 평범하게 해도 생각보단 오래갈 것 같더군요. 대충 E888에 준하게 관리해야겠단 생각이 들긴 하지만서도...

한 몇 주 전에 숙지니님 리뷰 보고 왠지 소리가 제 드넓은 취향 스트라이크 존에서 중앙부에 가까운 지점을 공략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예상에 어느정도 근접한 소리입니다. 첫 인상으로는 오픈형 이어폰의 마지막 (불꽃)황금기인 00년대 후반~10년대 초중반을 떠올리게 만드는 사운드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풀어보면, 기본적으로 깨끗하고 시원시원한 중고음을 중심으로 구성된 사운드를 따라가되, 쉴우가 제품 설명에서 강조했듯이 짙은 잔향감이 전체적으로 크게 감돕니다. 특히 저음역대부터 낮은 중음역대에서 물씬 풍기는 잔향감이 꽤나 고전적인 과거의 오픈형 사운드들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동시에 안그래도 저음확보가 곤란한 오픈형 플랫폼에서 저음역대 응답을 내던지는걸로 모자라서, 짙은 잔향으로 인해 타격감까지 걍 쿨하게 버린지라 저음쪽에서는 기대를 하면 곤란하겠더군요. 부드러운 저음이 그냥 존재감을 어필하는 수준에서 배경에서 은은하게 울립니다. 그리고 고음이나 초고역대 응답도 요즘 차이파이 제품군 답지 않게 듣게 편하게 억누르고 닫은 모양새를 취하는지라, 이쯤되면 중고음을 방해하는 영역을 죄다 치워버리겠단 인상까지 한편으론 들 정도입니다 -ㅅ-; 당연히 오픈형 하면 떠오르는 요소인 자연스럽게 개방되어 있는 감각도 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래서인지 u2가 어둡다는 리뷰들은 이 잔향감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나, 정착용이 너무 잘 되서 낮은 중음역대의 양감이 늘어났거나, 고음역대의 답답함이 마음에 안드는 분들의 느낌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론해보기도 합니다. 아, U2가 장르를 심하게 편식하기 떄문에, 즐겨 듣는 장르의 영향도 없잖아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한마디로 정리해보자면 짙은 잔향감의 베일 속에서 시원시원한 수월우식 타겟을 따르는 중고음이 중심에서 베일을 걷어내면서 살포시 드러난다는 인상이라고 느껴집니다. 오픈형 대멸종 시대에서 eb2s에 이어서 5만 언더에서 나름 개성파 오픈형 이어폰을 하나 구한 것 같아서, 저는 꽤 만족스럽습니다.

eb2s와 달리 eb2s pro는 개성을 죽이는 방향으로 튜닝이 되어서, 보다 대중적이겠지만 개성파를 찾는 입장에서는,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었거든요. 물론 개성파라서 어디가서 추천하긴 좀 조심스러울 것 같습니다 ㅋㅋㅋ;;

깔끔하고 시원시원한 중고음에 힘이 빡 들어가있는데, 베일에 가까울 정도로 짙은 잔향감이 배경 전체에 감돌고 개방감과 저음을 내던진 제품 한 번 들어보실래요? 라고 이야기 한다면 모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