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구닥다리 카메라 테스트입니다... ㅎ
취미로는 참 재밌는데, 프로로 하려니 유난히 잘 안 되는 카메라잡이...
어찌될지 모르겠으나 이것저것 해보기보다는 작은 것부터 실수 없도록 해보려고
벌써 반 년째 아둥바둥 하고 있긴 한데, 역시 프로 카메라맨 분들은 대단하시다는 걸 느낍니다.
어떤 촬영을 하든 결국 직관적인 순발력이 무조건 기본 스킬인데,
저는 같은 틀 안에서 움직여도 조금만 뭔가가 다르면 생각이 길어져버려서 반응이 느립니다.
...그래서 자동차 운전도 온전히 숙달되기까지는 15년이나 걸렸었지요.
그나마도 마지막 5년 정도는 가끔 꼬부랑길에서 내리달리며 타이어를 누르는 연습까지 하는 등
나름 하드코어한 연습을 하고서야 차를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게 되었으니...
마른 노면, 젖은 노면, 얼은 노면에서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느낌을 수없이 연습하고서야
아... 자동차라는 물건을 어떻게 운전해야 하는지 최소한은 알겠다 하는 걸 깨우쳤지요.
이러고 보니 저도 참 기계치였네요. -_-;;
사실 PC든 자동차든 카메라든 능숙하게 '사용'하는 건 잘 못합니다.
그런데 뜯어발겨서 고치고 쪼물딱거리는 건 숙달되면 곧잘 합니다.
어쨌거나, 올 초에 바람쐬러 갔을 때 D200으로 대충 찍어본 사진입니다.
RAW로 찍어서 보정 없이 그냥 JPG로 저장했습니다.
보정하는게 응당 좋긴 한데, 카메라 바디 자체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달지요.
DX 슈터들의 영원한 친구라던 F1.8/35mm 단렌즈로 조리개를 활짝 열어 찍어보았습니다.
늘 좋아하는 코닥에 비하면 색역도 좁고 계조도 아쉽고 발색도 답답한 감이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그러한 특성을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사진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거나 많은 분들이 좋아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재주는 없을 듯 합니다만,
자기 만족 하기에는 재밌는 장난감이 될 것 같습니다. ^^
애초에 디카 입문 시절부터 쭉 되돌아보면 니콘 바디는 늘 제 취향에서 벗어난 발색이었습니다.
D200 또한 니콘인 만큼 내가 이걸 마음에 들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쓰다보니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마음에 듭니다.
사실 굳이 콕 찍어서 D200을 업어온 것도,
15년 전쯤 대형마트에서 알바하던 시절 제게 카메라와 사진을 알려주신 매니저님의 영향입니다.
당시로서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을 D200을 쓰고 계셨는데...
"이 세상에 나쁜 카메라는 없다."
라는 말씀을 제게 해주셨었던, 정말 좋은 분이셨습니다.
지금도 그 시절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세상의 풍파를 아직 맞기 전의, 마지막으로 순수했던 20대 후반의 기억...
그 매니저 형님, 잘 살고 계시겠죠?
댓글 7
댓글 쓰기그걸 어떻게 이용해서 장점을 이끌어내는가 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 측면에서, 저는 아직도 제 사용법을 모르고 있었다는 걸
최근 진심으로 대단히 진지하게 깨닫고 있습니다.
근데 후보정 없이 카메라가 찍어주는 대로 맡기는게 수동적이고 편한 게 아니고 말씀하신 대로 gr3이 가진 장점을 잘 살리는 사진을 찍는게 노력과 창의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네요. 저는 그게 잘 안돼서 문제지만... ㅎㅎㅎ
많이 배워갑니다~
...물론 카메라 자체의 테이스트를 즐기고 싶은 마음은 큽니다. ^^;;
저야말로 기회가 되면 pp님께 배우고 싶습니다. 리코 GR3도 매우 궁금합니다.
이렇게 보니까 35mm APS-C 화각이 그립네요.
24mm, 56mm로 구성했는데 여간 익숙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카메라 가져갈 걸 그랬습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생각나네요. 대부분 동물의 잘못 보다는 주인의 잘못된 습관이 문제의 원인이었습니다. 카메라도 마찬가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