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WA HP EX200 (1987)
일본 아날로그 오디오 시절의 상징적인 메이커를 뽑으라 하면 단연 언급되는 두가지 메이커가 바로 나카미치, 아이와 입니다. 둘 다 초고가의 카세트 테이프 기기를 양산했다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아이와는 소니보다도 뛰어난 정밀성을 가진 워크맨으로, 나카미치는 아날로그의 정점을 찍는 기계식 카세트데크로 이름을 날리곤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걸작으로 뽑히는 나카미치사의 드래곤은 지금도 500만원이 넘는 고가에 거래가 되는 카세트 테이프 기기의 정점입니다.
둘 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 이후에 제대로 된 행보가 없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는 공통점도 가집니다. 이는 당시 디지털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기도 했고 더이상 고가의 오디오를 소비할 소비층도 줄었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초반 일본 버블경제가 붕괴하며 이들의 입지는 좁아집니다.
그러나 이들이 전성기를 달리던 1980년대는 당시 넘쳐흐르는 자원을 쏟아부은 재밌는 물건들이 존재합니다.
특히 아이와의 경우 1969년부터 소니의 자회사로 나름의 실험적인 역할을 하며 혁신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냅니다.
아이와는 이 때 오픈형 이어폰 역사에 종적을 남기게 되는데요.
바로 파이프폰인 HP-V99입니다. 당시 작은 드라이버로 재생하기 어려운 저역을 파이프를 이용해 보완하고자 했습니다. 남김없는 물량을 쏟아부은 v99는 지금도 고가에 거래되는 이어폰 중 하나입니다.
이 때 아이와는 하이엔드 헤드폰 브랜드를 런칭하는데, 바로 엑셀리아 시리즈입니다. 총 두가지 헤드폰으로 구성됐으며, 그 중 하이엔드가 바로 EX200입니다.
당시로서는 상당한 대구경인 45mm의 카본 드라이버를 장착했으며 좌우측 케이블을 따로 꼬아서 높은 좌우 매칭을 구현했다고 합니다.
가격은 당대에 그렇게 비싸지는 않은 2만2500엔을 책정합니다. 이후 성적이 시원찮았는지 두 모델을 끝으로 아이와는 최상급 헤드폰을 출시하지 않습니다.
아이와는 결국 부진을 면치못하고 2002년 소니에 완전 합병되며 사라집니다.
댓글 10
댓글 쓰기그 뒤에 롯데백화점 명동점이었나에서 산 JX707 정말 오래도록 잘 썼습니다.
바로 윗 댓글에 언급된 여자목소리(네비게이터) 나오는 기종이었죠.
가격이 상상초월 이었습니다 ㅎㅎ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는 그만 싸구려를 벗어나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한게 안타깝습니다.
아이와는 소니에 희석되기엔 정말 아까운 브랜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