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노래가 좋은 이유
이소라의 노래는 분명히 감정이 과합니다. 덕분에 노래를 들으면 차분해지고 우울해지곤 합니다.
우울하더라도 "노래가 그렇기때문에 그런거야" 라는 생각을 들게하죠.. 게다가 기교가 화려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노래 한 움큼 뱉어낼 때의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일상에서의 평범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아득히 느낄 수 있는 가사들이라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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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쓰기바람이 분다 말고는 잘 모르고 거의 안들었는데 좀 찾아서 들어봐야겠습니다.
한국 가요계의 시인이라 하면 역시 이소라, 김동률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박한 술집에서 술 한잔 할 때로 비유하자면,
김동률은 담담하게 얘기하다가 취하면서 훌훌 날려보내며 털어내는 느낌이고
이소라는 꾹꾹 억누르며 속삭이다가 취하면 울부짖으며 아파하는 느낌...
시적인 가사와 감정의 조화가 절묘해서 저도 정말 좋아합니다.
이미자, 패티김 잘 듣던 제겐 90년대 이후 가수들 중 가장 와닿고 좋아합니다.
다만 제게는 좀 묘하게 되어버렸는데...
청소년기부터 20대까지는 마음이 촉촉해지는 걸 즐기며 들었었습니다.
30대 때는 마음이 축축하고 눅눅해지면서 가슴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었죠.
40줄 접어들어서는 여태 아물지 않은 가슴을 아주 사정없이 후벼파놓더니
거기다 소주를 콸콸 부어버린 듯 따갑고 아리고 콱콱 막혀서 펑 터질 것 같은데
머리마저 띵~하면서 기운이 말도 못하게 짓눌리는 느낌이 들 정도라
그 전처럼 편하게 듣지는 못하게 되어버렸습니다. ㅋㅋㅋ ㅠ_ㅠ
할아버지가 되면 좀 담담하게 들을 수 있게 될까요?
최근, 시인 신경림 선생님께서 별세하셨지요.
30대 초반, '가난한 사랑 노래'를 아주 빼다박은 경험을 했었습니다.
어떻게든 다시 일어나 회복하려고 발버둥 쳤지만, 세상이 참 녹록치 않더군요.
한참을 바둥거리다가 이제는 그만 어찌해도 되돌릴 수 없는 나이가 되어버려서,
이소라와 김동률의 노래가 그리도 처절하게 와닿나 봅니다. ㅋ
20대까지는 감히 상상도 못했었던 느낌으로...
그런데 문제는, 그 후벼파는 아픔을 이젠 즐기게 되었다는 거예요.
BT가 되어버렸습니다.
비 오는 토요일 저녁은 늘 소주 생각이 나곤 합니다. ㅋㅋㅋㅋㅋ
진심으로 대단히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다시 활력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중요한게 무엇인지 하나 더 배워갑니다.
늘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