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림
오늘의 아침 음감입니다.
모처럼 U12t에 모조2 조합을 들었습니다.
이 조합을 들을때마다 항상 드는 생각입니다만
소리가 재수가 없습니다...-_-;;
내가 EQ잉을 하든 헤드폰을 자작해보든 뭔가 만들어보고 싶은 이상적인 저음, 중음, 고음 토널밸런스 그대로 초고성능화 해놓은 소리가 나오는 바람에 공부도 운동도 잘하는데 잘생기기 까지 한 학창시절 재수없던 인간의 얼굴이 떠오르려고 합니다.
이압 걱정 없이 충분히 음악에 빠져들 수 있을 정도로 볼륨을 올려 들을 수 있다는 것도 큰 감흥의 요소가 되더군요.
하지만 이걸 저는 자주 듣지는 않습니다. 딱 20분 정도 3-4곡만 듣고 나면 처음의 감흥은 사라지고 현타가 오기 시작하더군요.
왜 이럴까 생각해보니 요즘 워낙 타겟에 잘 맞추는 차이파이들이 많이 나와서 매우 익숙한 토널밸런스라는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상적인 토널이지만 또한 질리기도 쉽다는 거지요.
2018년 출시 당시라면 극찬이 나왔을 거라는게 충분히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2024년 이라면 극악의 정착용 이슈 때문에 다른 이어폰을 더 추천드릴것 같군요.
처음 U12t를 들이고 한 2달간 매일같이 열심히 들었을때가 생각납니다. 정착용이 안되어서 뭔가 더 좋게 들을수 있을것 같은데 싶어서 덱앰부터 이어팁, 모듈, 착용 방법까지 여러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들을때가 오히려 질리지 않고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근데 어느날 정착용이 되고 제대로 된 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사용이 확 줄어버렸습니다. -_-;;
오히려 멜로디 같이 뭔가 단점도 있지만 매력적일 수 있는 소리가 질리지 않고 오래 듣기에 더 좋더군요.
숙지니님의 컬렉션들을 들어보니 확실히 플래그쉽급 이어폰들은 뭔가 질리지 않고 오래 들을 수 있도록 만드는 고유의 소리 시그니쳐를 하나 이상씩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게 그 가격을 받는 이유이겠지요. 하지만 너무나도 비싼...-_-;;
화창한 날씨라 음감하기 좋은 날... 모처럼 자주 듣던 몇곡 찐한 감흥을 느끼고는 바로 빼버렸습니다.
더 들으면 질릴 것 같아서 말이죠. ㅋㅋ
뻘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댓글 15
댓글 쓰기동감합니다.
듣는 훈련의 차이지 막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최고의 황금귀 다운 말씀을.. 아무리 국밥이 맛있어도 매일 먹을 수 없는 것처럼 표준적인 좋은 기기를 갖고 있더라도 이 기기, 저 기기 새로운 맛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U12T 일하는 느낌이죠ㅋㅋ
정리해고는 하긴해야…누가 해고당할지 고민중입니다 ㅌㅌ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