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15년 된 나의 첫번째 헤드폰, 데논 AH-D1001
2009년도, 벌써 15년 전이군요.
그때 당시 MX400으로 시작해서 K319로 음향기기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고 난 다음, 헤드폰도 한 번 맛보고 싶어서 구매했던 두 제품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학생신분이었던지라 자금에 여유가 많지 않아서 엔트리 격인 제품들 중에서 끌리는 소리를 가진 제품들을 구했었지요.
각각 오디오테크니카의 ATH-ES3와 데논의 AH-D1001입니다. 두 제품을 비슷한 시기에 구매한 건 기억나는데 어느 제품을 먼저 구매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지라 그냥 둘 다 제 첫 번째 헤드폰으로 쳐주고 있습니다. 어차피 15년이나 지났으니까요.
15년동안 당연히 이어패드도 해지고 삭고, 헤드밴드도 제꼬라지는 아니라서 지금은 하우징과 드라이버만을 제외하면 그때 그 당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긴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소리는 잘 나오고 있어서 고이 보관해놓고 있다가 잊을만 하면 꺼내서 듣곤 합니다.
간만에 어제 D1001을 꺼낸 김에 세월의 흔적들이나 한 번 찍어서 정리해봤었습니다 ㅋㅋㅋ
ES3는 생각보다 매우 멀쩡하기 때문에 이렇게 찍을 사진이 없어요
하우징 곳곳에 자리한 기스. 이제 하나둘 글자도 벗겨지기 시작하는 군요 -ㅅ-;
하우징과 이어패드 사이를 막아주는 부품도 본드가 다 떨어져서 너너덜하긴 합니다. 패드도 종종 벗겨질려고 해서 자꾸 집어넣어야 하는 불편함은 덤. 뭐 어차피 맞는 사이즈의 이어패드를 구하기 힘들어서, 지금은 제대로 들으려면 손으로 헤드폰을 적당히 밀착시켜주면서 들어야하는지라 큰 문제로 여기지는 않지만요.
검정테이프로 한 번 감고 나름 이쁘게 마감해본다고 천으로 한 번 더 처리해본 헤드밴드. 인조가죽제 헤드밴드들에서 김가루가 쏟아지는 현상도 헤드폰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지요. 그래도 D1001은 꽤 오래 버텼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구입한 오디오테크니카 M20xbt는 벌써부터 김가루가 떨어질락말락 하고 있거든요!
내가 이걸 청음매장에 전시해놨었었나...?
아직도 뭐 어쩌다가 저 꼬라지가 난건지 모르겠는 단자... 한때 영롱한 금빛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분명 D1001 못지 않게 오래된 제품들이 몇 개 있는데, 단자가 유독 심각하게 세월에 직격당한 건 D1001이 유일합니다. 그래도 연결하면서 문제는 아직까진 없었어요...아마도
뭐 여전히 소리는 잘 나오고 있습니다. 소리는. 단자 꼬라지 봐서는 단자부는 아마 조만간 사설수리 맡겨야 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종종하긴 하는데...
댓글 8
댓글 쓰기상태도 아주 좋습니다.
1001이 어쩌다보니 2대가 있는데 (한창땐 이상하게 연이 안닿다가 빈티지 수집하면서 입수)
하나는 오리지널 패드, 하나는 호환패드인데 소리가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