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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마음 고쳐먹고 있습니다.

alpine-snow alpine-snow
211 15 42

제가 또래에 비하면 발상의 전환이 꽤 늦습니다.

오늘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다가,

일단 뭐든 부딪혀보자는 쪽으로 자꾸 생각을 바꿔보려 하고 있습니다.

 

소심하고 쭈뼛쭈뼛하던 성격이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괄괄하게 변했지만,

천성이 소심한 것 자체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걱정이 많다보니 스스로 위축되고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그런데 그게 조심성을 극단적으로 키워 큰 문제를 겪지 않게 하기도 하지만...

 

조심한답시고 선뜻 나서지 않아 정체되면서 곤경을 겪을 때도 있었습니다.

본업에서는 상사로부터 사람을 뭘로 보냐는 섭섭함에 대한 얘기를 듣기도 하고,

동네 큰형님 정도로 생각하고 그 정도 사이가 되어야 한다며...

부업으로 하고 있는 일도, 망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자꾸 하다보니

그게 조심을 하기보단 오히려 위축성 실수(?)를 불러오기도 했고요.

 

걱정이 많고 조심을 한다는게 지나치면 그러지 않는 것과 결과가 같았습니다.

하여, 좀 더 적극적으로 나아가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스스로 독려하기로 해봅니다.

나이 40 넘기면서 이래저래 배운 점들도 많았고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지만,

역시 인생은 눈 감는 그 날까지 배움의 연속입니다.

지금의 두 배 나이쯤 되었을 때, 가루가 되어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살아있다면 지금을 되돌아보았을 때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아직도 미련을 떨치지 못한 것을 과감히 버리기로 했습니다.

오로지 제 마음의 평화만을 바라보기로 했습니다.

 

혼자 나이들고 늙는다는데에 진심으로 대단히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걸 그냥 방치해두었더니, 행동의 어색함으로 이어졌나 봅니다.

밖에서 못생겼단 소릴 듣고, 무장공비로 오인되고...

꽉 갇힌 제 생각의 문제였던 것 같다며 나름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옆지기가 생기면 좋은 면도 있겠지만, 요즘 추세를 보아서는 장담할 수도 없고...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경우에 따라서는 반려자가 생겼다는 든든함은 온데간데 없고

짐은 커지고 외로움도 더해지며 마음이 더 괴로울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이면의 생각.

 

그래서, 결론이 뭐냐...

 

열심히 일하고 벌어서 하고 싶었던 걸 그대로 쭉 이어서 달성해보기로 했습니다.

튼튼한 집 하나 장만하고, 최신형까지는 필요없으나 다만 확실한 하이엔드급으로

오디오 시스템 들여놓아보자고.

 

20대 시절, 나름대로의 청사진을 그려보면서 꿈꾸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벌어서 집도 사고 하이엔드 오디오도 들여놓고 결혼해서 함께 즐기는 삶...

그런데, 현실적으로 양립되기 어렵지요.

여전히 남자는 결혼하면 가장으로서의 의무를 부여받습니다.

가장이, 경제적 여건에 대한 고려 없이 자신만의 것을 고집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리고, 이 측면에서 철없는 소리가 되겠으나, 그놈의 결혼 때문에 오디오를 포기한다는 건

저로서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오감으로 박힌 것을 들어내야 하는 일입니다.

제겐 혈육이자 천륜인 엄마와의 교감이 더 근본이라는 점은 어찌할 수 없는 숙명이라 생각합니다.

그 측면에서, 무엇보다도 제 자신의 행복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혼자 살아야 하는 숙명이고 또 운명입니다.

오디오와 결혼하겠습니다!!

결국 일부다처가 되었습니다.

이미 헤드폰만 해도 열몇개입니다.

이 정도면 중동의 사고관이 맞을 듯 합니다.

열심히 일해서 영디비 부호님들처럼 저도 두바이 빌딩 부자가 되어야겠습니다.

두바이 빌딩 부자가 되면 그 때는 HD800S를 살 수 있겠지요.

소스는 최신형에 앰프는 오디오리서치 정도, 거기에 씨웨이브 스피커 물려버리면 되죠. 

 

설령 이루지 못한다 하더라도, 끝까지 지향한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러지 아니한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나을 수 밖에 없겠지요.

 

야심한 밤에 뻘글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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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talk idletalk님 포함 15명이 추천

댓글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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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뭐든 마음먹는대로 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의 연은 뭐 억지로 만들면 결국 그 끝이 좋지 않더라구요...
00:09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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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쏘핫
억지로 만들려 한 적은 없긴 합니다만, 참 안 생기더군요.
어쩌다 다가오는 사람이 있으면 문제가 있었습니다.
예전 시대에는 그러건 말았건 덮고 넘어가며 살곤 했더라지만
그 결과가 영 좋지 않았음을 우리들은 너무 많이 보고 살았지요.
아닌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디오는 제가 확실히 공부하고 접근하여 정성을 들이면
단 한 번도 저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00:12
24.06.16.
profile image 2등

사람 일이라는게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알파인님만의 오디오 하렘을 꾸미는 일이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러다 우연히 다른 이벤트가 생긴다면 그것도 나름 재미있겠지요. 

00:09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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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숙지니
지금만 하더라도 이미 헤드폰 하렘입니다.
학생 시절에 이 정도 갖고 있는 건 꿈꾸지도 못했을 정도예요. ㅋㅋㅋ
00:13
24.06.16.
profile image 3등
난 반댈세~!!!
오디오랑 결혼하면 평생 돈 못 모아요.
오디오는 그냥 인조이만 하세요.
00:10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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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iHSYi

어차피 여자랑 결혼해도 평생 돈 못모을 것 같습니다. 무리하지 않아도요.
그렇다면 더 사랑스런 대상과 결혼함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오디오는 저보다 먼저 죽지 않고 저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ㅋㅋㅋ

무엇보다도 오디오는 무리하지 않는다면 돈을 모으면서도 할 수 있습니다.

00:15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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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이 최고의 수비인건 축구만이 아닌거 같아요.
물론 실패에 대한 두려움부터 극복해야겠지만요.

00:13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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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재인아빠

영디비에 인생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기에 조심스럽습니다만,
인생 자체가 적당히 공격적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서서히 수렁에 빠지는 듯 합니다.
특히 요즘 같은 세상에는 더더욱 그리 되어가는 것 같네요.

00:17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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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네가티브 피드백 걸리기 시작하면 지하실 밑에도 뭔가가 있다는 걸 알게되는거 같습니다. 적당히 뻔뻔해지고 자기 합리화도 하면서 살아가는게 인생인거 같아요. 살아남는자가 강한거라는 말도 있는 이유인거 같아요.
00:43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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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재인아빠
제 실속이라도 잘 챙기고 사는게 답인 것 같습니다.
제 자신부터가 올바로 서야 타인도 도울 수 있으니까요.
11:50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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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마저요. 일단 내가 살고 볼 일입니다.
11:52
24.06.16.

생각이 너무 많으시네요.

저는 평생을 너무 자기방어적으로 살아 타인에게 아무 걱정도 없는 사람으로 오인되어 종종 남몰래 눈물을 흘린답니다.

자식들도 나를 조금도 걱정을 안 하고 전화 한 통화 없고 ㅋㅋㅋ

헤드폰 끼고 노래 들으면서 혼자 우는 것이 낙입니다.

00:21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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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무직마니아
생각이 지나치게 많아서 문제입니다. ㅋㅋㅋ;;
좀 많이 줄여야 이득이 되는 성격입니다.
00:28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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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P부터 M5 Ultra 하나 들이시죠ㅋㅋ

00:22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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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빈
ㄷㄷㄷㄷ m5u 광고모델
00:24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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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핫
가격이 몇백을 해도 안좋으면 추천 안한답니다ㅋㅋ
00:33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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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빈
얘 스트리밍 안된다면서요
00:34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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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빈
와 근데 비싸요
00:37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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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쏘핫
지금은 비싸면 무리입니더. ㅋㅋㅋ
00:38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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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핫
DAP중엔 낮은 가격대죠
SP3000 L&P E7 Hiby RS8 이런거 가격부터 보시고 오시면ㅋㅋ
00:38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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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윤석빈
저는 소스기기는 와디아 CDT + DAC로 갖추고 싶습니다. ㅋㅋㅋ
00:39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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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빈
아 그건 천상계라..
00:43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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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윤석빈
아직은 무리입니다. ㅋㅋㅋ
00:28
24.06.16.

그저 자기 마음이 편해야합니다. 스트레스는 만악의 근원입니다. 

스트레스를 극복해야지 무슨 약한 소리냐 이러는 꼰대들도 있는데

죽을만큼 스트레스 안받아본 티 내는 소리죠.

보통 자기 스트레스를 남 긁는걸로 해결하는 사람들이 그딴 말을 하더군요. 

 

저야 아예 몸이 망가져서 강제로 스트레스의 원인에서 탈출당하긴 했습니다만

아마 그때 그 스트레스 받던거 더 받고 살았으면 지금쯤 이 세상 사람 아니었을거 같네요. 

00:22
24.06.16.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호루겔

저는 제 스트레스로 남을 긁으려고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아니더군요.
아랫사람 스트레스까지 제가 끌어안고 윗사람을 긁어댔더군요.

위에서 볼 땐 제가 미친놈일 듯 합니다.

00:29
24.06.16.
profile image
오디오 커뮤니티 입장에서는 응원해야 하는데 그렇게 살지 않았던 입장에서 어떨지는 잘 모르겠네요.
무엇을 하던 현실에 두 발을 딛고 살면 됩니다.
00:24
24.06.16.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purplemountain
현실을 벗어난 꿈은 꿈이 아니라 자신을 옥죄는 독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늘 현실에 두 발을 단단히 딛고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00:31
24.06.16.
profile image
늘 응원합니다. 자신의 꿈을 놓치지 않고 점진적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압구정현대로 집을 장만하고 근처에 있는 셰에라자드를 매일같이 드나들며, 오디오 시스템은 HE-1 과 서스바라 언베일드, 그리고 골드문트 앰프로 수놓는 그날을 상상하고 그 날이 곧 현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00:27
24.06.16.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로우파이맨최노인

열심히 벌어서 혹 두바이 빌딩 부자가 되어 사상누각이 되지 않는 정도가 될 때,

그 때는 셰에라자드를 사버리고 싶습니다.

00:31
24.06.16.
profile image

어디서 줃어들은 말인데 이럴때 딱 맞는군요.
Every creature has just 2 status. changing and dying.
If you stop changing, you are dying.
So is the tree and so is the marriage..
맞게 썼는지 모르겠네요.
예전에 멋지다고 생각해서 외우고 다녔는데요.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이 얼마나 힘들고 가혹한 말인지..
하지만 이 말을 하신분은 머리가 하얗게 새신 노인이셨거든요.
힘들지만 되긴 된다는거죠.
죽는것보단 무조건 나으니
변화를 응원합니다.

02:37
24.06.16.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JNK
변화를 싫어하고 꽤나 보수적인 성격인데,
가만히 되돌아보면 그 옛것들도 항상 발전해왔더군요.
결국, 발전하며 변화함을 지키는 것도 보수성이라 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11:52
24.06.16.

오디오와 결혼하시겠다니요.... 너무하네요 ㅠㅠ 이미 제 약혼자 입니다만 ㅡㅡ

 

장난입니다.

오랜만에 깊이 공감되는 글이네요.

특히 오디오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크게 와닿네요.

대부분의 경우, 오디오는 돈을 지불한 만큼의 만족감을 돌려주니까요. 효과를 체감하기 가장 어려운 종류의 튜닝인 케이블 변경도, 설령 귀로 느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아름다운 커스텀케이블의 외관과 선재의 스펙시트를 보면서 느끼는 만족감이 있는것처럼요. 

또 뉴스에서 배우자에게 해코지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나오지만, 자신의 오디오 시스템에 감전되었다는 내용은 거의 없고요. 

 

오디오와 결혼하겠다는 내용의 말을 다른곳에서도 이야기한다면 누군가는 독신으로 인생을 살아가는게 비참하고 외로울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겁니다. 하지만 저는 응원하고 싶습니다. 배우자를 만나지 않고 오디오 기기를 끌어안고 취미를 즐기며 혼자 살아가는것도 충분히 행복할수 있다는데 전 전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전 일찌감치 장래에 배우자를 만나서 가정을 꾸리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버렸습니다. 어느때보다 외모지상주의가 심해진 한국에서 중학교 생활을 겪고 나보니, 학창시절 이성과의 만남이라는건 잘생기고 예쁜 선남선녀들이 독식하고 있더군요. "지금 5분만 더 공부하면 남편/와이프 얼굴이 바뀐다" 란 말처럼 노력으로 능력을 키우는건 가능하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외모보다 더 잘생기고 예쁜 사람을 만날수는 있겠죠. 하지만 전 과연 능력만 키운 사람이 능력만을 앞세워 결혼을 한다면 행복할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드라마에서 재벌집 아들딸에게 돈을 목적으로 접근하는 악역을 떠올려봐도 능력을 앞세운 결혼에 긍정적인 생각은 더더욱 들지 않았고요. 능력만을 앞세워 사랑없는 만남을 만날 바에야, 차라리 혼자인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알파인님이 엘리베이터에서 외모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읽은게 떠올랐습니다. 솔직히 저도 많이 공감되는 내용이었고, 비슷한일을 실제로 겪은적도 있으니까요. 저희처럼 잘생기지 못한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해줄사람이 부모님 말고 누가 있을까요? 게다가 저희같은 사람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일해서 능력을 키우고 나서, 그때 접근하는 사람들이 과연 진심으로 호감을 가지고 다가올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아직 태어난지 20년도 지나지 않은 제가 하기엔 너무 앞서나간 이야기같긴 하지만, 그런식으로 필요한것만 채우려고 가짜 호감을 보이며 접근해 필요한것만 얻고 떠나버리는일을 많이 당해봤습니다. 흔히 말하는 일진에 속하는 학생들이 평소엔 서로 있는듯 없는듯 지내다가도, 학습지 숙제를 배낄때, 제가 보유했던 전자기기들을 빌려쓰고싶을때, 게임 계정 빌려갈때. 그럴때만 친한척 하면서 다가오고, 용건 끝나고 나면 다시 모르는사람으로 돌아가는일......

저도 알파인님의 20대 청사진처럼, 취미를 신나게 즐길수있는 미래를 꿈꾸면서 노력하는 중입니다. 다행히 부모님도 동기부여를 위해 노력의 결과물인 시험 점수가 높을때마다 제 지름에 필요한 금액을 지원해주시며 동기부여도 해주시고 있고요. 그렇지만 이렇게 열심히 노력해서 능력을 얻고나서, 나중에 아무것도 모른채 제가 결혼 적령기를 맞는다면, 분명 일진 학생들이 필요한것만 얻으려 친한척 접근한것처럼 돈만을 보고 접근하는 사람에게 당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결국 전 평생 독신으로 살며 행복을 위해 취미생활을 즐기는게 이롭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물론 그 취미생활에 오디오가 큰 지분을 차지할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계속 열심히 노력해야하는건 변함이 없겠지만요. 

인간관계는 변수들이 많고, 언제든 배신당할수 있는 위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취미생활의 영역에서는 달랐습니다. 인간관계에는 수많은 변수가 있았고, 본인의 외모등 여러 요소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누군가와 친하게 지내다가도 배신을 당하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오디오기기, 전자기기는 절 배신한적이 단 한순간도 없었습니다. 본체에 연결된 그래픽카드와 모니터는 언제나 아름답고 현실적인 그래픽을 제게 보여주었고,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카메라는 언제나 높은 화질의 사진을 찍게 해주었고, 큰맘먹고 지른 이어폰은 항상 자연스럽고 해상도 높은 음파를 제 고막에 보내주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회의감을 느낀 저에게, 이런 일관된 만족감을 주는 취미생활은 삶의 가장 큰 목표를 차지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분명 알파인님도 취미생활의 이런 장점에 공감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사람이 결혼을 하는건 일차적으로는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 때문도 있지만, 이성을 가진 현대인에게 결혼이란 자신에게 부족한점을 채워줄수 있는 사람을 만나려는게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꼭 결혼만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수 있는건 아니고, 저희처럼 진심으로 좋아하는 취미생활이 있는 사람은, 그 취미를 즐기는것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거나, 상쇄하며 살아갈수 있다 생각합니다. 이렇게 오디오를 포함한 취미생활이 삶에서 부족한 부분을 즐겁게 채워준다면, 굳이 이성을 생각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수 있다 생각합니다.

 

출산율을 어떻게든 끌어올리고 싶어하는 정부의 수작인지는 모르겠지만, 미디어에서는 독신은 불행하고 커플은 행복하다는 뉘앙스의 방송을 계속해서 노출시킵니다. 그런 방송을 보더라도, 저도, 또 알파인님도 위축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저나 알파인님이나 언젠가 마지막으로  눈을 감게될때, 솔로로 살아왔지만 행복한 인생이었다는 생각을 하며 눈을 감을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디오와 취미생활의 반려자로써 사는 인생이 행복하다는걸 느끼면서요. 

04:03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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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eoe
현생 대한민국은 커플은 되어도 애는 안 낳는게 문제인데
저 돌팍들은 진짜 아무 생각이 없나봅니다.
11:52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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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JNK
둘이 좋아 사는 경우 아이가 있을 필요성이 줄어드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교육 인플레로 최저양육비가 너무 올라간 것도 문제고요. 그렇게 실컷 힘들게 키워놔도 월급쟁이로 살면 퍽퍽하긴 매한가지이니 아이 키우고 싶은 욕구가 줄어드는 건 당연지사 아닐까 싶습니다.
13:22
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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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eoeoe
사람마다 사정이 다 다르겠지만, 독신은 불행하고 커플은 행복하다는 단편화된 논리는 가스라이팅에 불과하다는 걸 현 시대의 젊은 남성들이 많이 깨닫고 있습니다.
문제되는 부분들을 덮고 넘어가려는 심산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러기에는 업보가 너무 많이 쌓였다고 봅니다.

과거에는 정말로 여성들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가 사회 저변에 깔려있었고 저 또한 그런 점은 개선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게 일순간 급변하여 남성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가 당연시되고 그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가지지 않는다는 건 합리성을 벗어난 이기주의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현 시대의 젊은 남성들이 이제야 그걸 깨닫고 자기자신만큼은 온전히 지키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기성세대와 젊은 여성들은 남성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린다며 비난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비난으로써 젊은 남성들을 억지로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으나, 대단한 착각입니다. 비난하면 할 수록 반발심을 느끼고 나아가 적개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젊은 남성들을 이끌어내려면 그들에 대한 존중과 경청, 배려가 있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런 얘기마저도 코웃음치는 것이 요즘 세태입니다. 한마디로 노예계급화된 것이지요. 누군가는 자각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자각을 못하고 있을 것이고 또또 다른 누군가는 자각을 했지만 달리 할 수 있는 일도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변화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가정마다 사정이 다르니 단편적으로 예단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남성들이 가정 형편에 맞지 않는 취미 소비를 한다면 그건 지적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러하지 않은 경우에도 남성들이 눈치보고 숨듯이 한다는 건 제 생각을 떠나 명백히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한국이 그런 경향이 있고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요.
아내가 남편을 옭아매고 무얼 못하게 한다면 몰래 사거나 거짓말을 하는 걸로 이어집니다. 그러다가 아내가 알게 되면 남편의 물건을 강제로 환불 또는 팔게 하거나 몰래 파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하고요.
그리되면 남자들이 결국 집 밖으로 맴돕니다. 이러다 가정 파탄으로 이어지지요.

저는 양성이 완전히 똑같은, 인위적으로 끼워맞춘 양성평등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서로가 잘 하는 부분으로써 서로의 부족함을 상호보완함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남성들의 의무는 그대로 둔 채 여성들의 기회와 권익을 위해 남성들이 더 양보하는 것이 양성평등이라며 남성들을 다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그에 대한 감사의 표시도 댓가도 없이 당연한 걸로 치부하고 있지요. 이러한 실정임에도 현 세대 젊은 남성들은 거기에 적극적으로 저항할 여유가 없습니다. 그저 점점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남성으로서의 의무로부터 각자 자신만이라도 지키는 쪽으로 자리를 피하고 있을 뿐이지요. 그 결과는 매우 부정적이지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피한 이들을 비난할 수 없습니다.

저는 못생긴 서민인지라 어차피 그 문턱에도 이르지 못합니다. 굳이 어떻게 해보려 발버둥치는 건 그만두고 저 역시도 스스로를 지키고 돌보는 방향으로 선회하기로 한 셈이지요.
12:23
24.06.16.
profile image
반려 라는게 서로서로 양보와 존중이 기본이 되어야 하는데 요즘 사회 분위기가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와 존중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죠
물론 아닌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그런분들은 벌써 선구안 가지신분들이 찜해가셨을 확률이 높고...
저 또한 좋아하는것을 포기해 가면서까지 억지로 인연을 이어갈 마음이 안되어 지금은 혼자네요 ㅎㅎ
08:15
24.06.16.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세레빵
내가 상대를 존중한다는 전제하에, 나 자신도 상대로부터 존중받는다는게 있어야 커플도 성립이 가능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접는게 맞지요.
12:24
24.06.16.
profile image
대략 제 나이 또래거나 아주 약간 형님이신 것 같은데...
결혼을 먼저(?) 한 입장에서 개인적 견해를 말씀드리자면,

미혼인 사람들은 늘 결혼이라는 것을 하면 어떤지에 대해 질문을 하고,
기혼인 사람들은 그 질문에 대해 본인이 배우자와 결혼한 것에 대해 답변을 하는 것 같습니다.

거의 무슨 불문율의 농담처럼 온라인에서, 아저씨들끼리 공통적으로 "결혼하지 마라"는 뉘앙스의 우스갯소리를 많이 하는데, 저는 그것이 농담이든 진담이든 그저 그 사람의 삶(많아봐야 그 주변 일부의 삶)을 대변하는 정도에 그친다 생각합니다.

본질은 결혼이라는 제도나, 결혼이라는 것이 나에게 어떤 삶의 변화를 주느냐 이런 게 아닌 듯합니다.
질문이 잘못되었으니 답도 잘못될 수밖에요.

정확한 질문은, "나는 이런 사람인데, 어떤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면 좋을까요..." 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결혼하고 이혼해서 돌싱으로 사는 사람은 대체로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나는 USB-A 타입인데, USB-C인 사람을 만나서, 아무리 노력해도 제대로 결합이 안되는 것을 가지고
아, 내가 해봤는데 USB라는 건 결합이 안 되는 거더라고. 라고 말하는 느낌이랄까요.
같은 타입이었다면 결합이 잘 되고 인식이 되었을 겁니다.

그러니 정답은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결혼을 하느냐... 가 되어야 하는 것이고요,
다만 현실은 안타깝게도, 그 누구도 내가 누구와 결혼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못하고, 설령 알려준다 해도 내가 어떤 노력으로 그 상대와 결혼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 슬프지요.

다만, 요컨대 결혼이라는 것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답은 없다는 것, 또한 그 질문은 틀렸다는 것... 그것만 인지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 견해입니다. 화이팅입니다.
18:22
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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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센티베어

장문으로 써주신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삶이 어떻게 바뀌는가보다는 어떤 사람과 사는가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혼 자체로 인해 삶이 좋아지길 기대하거나 나빠질거라 생각하는 건 좋은 사고방식은 아니지요. 나쁘게 보면 전형적인 남탓이 될 수도 있고, 자기 주도적이지 못함의 반증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요즘은 결혼 자체가 리스키한 일이 되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USB-A로 USB-A인 사람을 만나면 호환이 되어야 하는데, 정작 신호가 IEEE1394인 식이었습니다. 혹은, 단자가 24K 도금이 아니면 안 된다든지, 선재가 순은이나 금은합금선이어야 한다, 케이블 착탈은 자동으로 되어야 한다, 손잡이 부분은 천연 소가죽이어야 한다... 이런 느낌이었달지요.

물론, 일부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또 본 적도 있습니다만 꽤나 소수가 된 듯 합니다.

결정적으로, 그 어떤 극단적인 사상이 전국을 강타할 때 여성들에게서 개인 차원에서 비판하는 것 이상의 비판 여론을 본 적이 없었던 일, 그리고 사회 생활 간 겪어본 수많은 일들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도 '다 똑같다'는 생각이 확고해지게 된 계기였습니다.

제가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현 시국에서의 연애나 결혼은 적어도 저와는 맞지 않으니 거기에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린 것이지요. 그 동안 마음을 너무 많이 다쳤습니다.

22:46
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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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네. 절대로 연애나 결혼을 권장하고자 하는 댓글이 아닙니다. 결혼을 하거나 말거나 하는 결정은 전적으로 당사자에게 있는 것이 옳습니다. 하물며 부모라 해도 자식의 결혼에 대해 하라 마라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또한 댓글 후반부 말씀하신 부분들은 저도 일부 경험했던 것이라서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습니다.

다만 제가 단자로 예시를 들다 보니... USB A, B C 등등... 몇 개 안 되는 그 단자 수만큼만 분류할 수 있다면 참 좋았을 텐데, 실제로는 수십 수백 가지의 유형이 있는 영역일 테지요. 예시를 잘못 든 것 같아 송구하네요.

아무튼, 제가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은... 스트레스 너무 받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화이팅입니다.
15:17
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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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센티베어
감사합니다.

저는 결혼이라는게 제 자신과 상대방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었고, 공리 측면에서는 필요하다는게 기정 사실이지요. 그러나 하든 말든 강요할 수 없다는 부분에도 공감합니다. 저는 하고 싶었던 쪽이다 보니 거의 10년 동안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왔었습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죽고 싶을만큼 큰 상처들을 받아오다 보니 마음에 큰 흉터가 많이도 남았네요. 그래서 더 이상 누군가를 만날 여력도 남아있지 않은 듯 합니다.

무슨 일이든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고도 하지만, 그건 나이를 극복한 일부 케이스와 함께 위안을 얻으려는 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때가 아니면 그만큼 감내해야 할 것들이 생기더군요.
저는 무슨 일이든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거기서 약간 벗어날 수도 있고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일정 이상 벗어나면 문제가 생기거나 그러하지 않더라도 아쉬움은 생기지요.

이젠 결혼하기에는 명백히 늦어진 나이이니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 합니다. 결혼이라는 건 제 노력이 분명 필요한 일이지만, 절반 정도는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인데, 시대 상황이 제 노력과 상관없는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네요. 스트레스 받아봤자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USB로 예시를 들어주신 건 명쾌했습니다. 그보다 훨씬 수많은 유형이 있다는 건 응당 염두에 두고 있었으므로 좋은 비유였다고 생각합니다. 송구하시다니요!!

모쪼록 귀한 시간을 할애하여 장문으로 좋은 말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싱글로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잘 다스려보려 합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19:07
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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