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와닿는 것은 당연함도 부족함도 아닙니다.
글을 쓰는 중에 영디비 공사가... ㅋ;;
나름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 동안에도 열심히 글을 적어봅니다.
80억 지구 인구 중 하나일 뿐인 저의 삶으로 뭐라 말씀드리기는 참으로 뭣합니다만...
돌이켜보면, 평범함으로 와닿았던 것이 지나고 보면 정말 소중했었던게 많았습니다.
그 많은 인구들 중에서 제가 얼마나 행복한지는 모릅니다.
물질적인 여건으로 보면 분명 최상위권이면서도 배부른 소리로 징징거리고 있겠지요.
그러나 그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스스로를 옭아매게 된 한 사람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튼,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이번에 소니 CD780 헤드폰을 재 입수하게 되면서 느낀 점이 정말 많았습니다.
받자마자 상태가 기대 이상으로 좋아서, 이어패드 세탁 없이 바로 듣고 있습니다.
20년 넘은 세월을 감안하면, 최소한 기본 이상으로 관리가 된 컨디션입니다.
사운드에서 사용 시간이 어느 정도 되었다는 흔적은 느껴지나,
제대로 된 사운드가 나오는 상태는 명백히 아닙니다.
CD780/2000 공통으로, 제대로 번인하였을 때는 저역 양감이 HD650 이상입니다.
DF 플랫 기준으로 둘 다 밝은 편인 음색이되, 저역이 매우 풍부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신품 상태에서는 둘 다 화장기 짙은, 착색이 강하고 좁은 스테이징의 사운드입니다.
그걸 넓은 DR의 음원으로 각잡고 돌려대면 빈티지 알텍스러운 소리로 변모합니다.
지금의 CD780은 화장기가 짙은 상태를 못 벗어나 있습니다.
중역대가 코맹맹이스러워 착색이 매우 짙은 상태입니다.
뭐, 제대로 쓰면 잠시 거쳐가는 상태일 뿐입니다. ㅋ
한창 CD780을 쓸 때는, 하여간 죄다 못마땅했었습니다.
분명 더 나아질 것만을 생각했었지요.
모딩으로 개선을 시도해보고, 안 되면 버리고 HD650으로 가지... 뭐 이런 생각이었죠.
지나고 생각해보니, 참으로 바보같은 생각이었었지요.
▲ 지금까지는 진심으로 대단히 잘못된 헤드파이였어!!
강산이 두 번 바뀔 세월이 흘러 다시 들어보고서야,
평범함이야말로 진심으로 대단히 훌륭한 가치였음을 깨닫습니다.
더 훌륭한 사운드야 지금은 훨씬 많습니다.
그러나, 평범하기 짝이없는 이 사운드가 주는 가치를 뒤늦게 깨닫게 되었었고,
한 몇 년 동안 열심히 찾고 찾다가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제겐 CD780이 정말 운 좋게 접한 그러한 사운드였고, 그걸 다시 찾아온 겁니다.
이제야 가벼워진 기분이예요.
(흉내내기 정말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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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쓰기물은 고사하고 하루만 굶어도 미칠 것 같고, 삼일밤만 잠을 못자도 죽을거 같고, 숨쉬기는 오분도 못 참고 죽어버릴 말도 안되게 아슬아슬한 상태를 꾸역꾸역 50년이 넘게 유지하고 살아가고 있다는게 허망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합니다.
물리적으로 생각해도 이런 낮은 엔트로피 상태를 어거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말도안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죽는다는 건 죽기보다 싫고 무서워하는 생명이라는 물질계의 헤프닝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있는 동안 즐겁게 현명하게 사랑하고 서로 불쌍하게 여기고 사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머나먼 타지에서 가정을 꾸리시며 노고가 정말 많으십니다. ㅠ.ㅠ
제가 갖지 못한 것을 갖고 또 누린다는게 항상 좋지만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가보지 못한 길을 먼저 가고 계시는 분들을 보면 늘 존경스럽고
또 아름답다는 생각을 늘 하곤 합니다.
행여나 언젠가 그 길에 접어들어 기쁨을 누리기도 잠시,
힘들어서 고꾸라질지라도 지금 기분으로는 기꺼이 기뻐할 것만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 상황이 되면 제 어리석음을 탓할지도 모르겠지요.
곁에서 보기에 아름다웠던 꽃을 제가 피우려면 그 힘듦은 말로 못할 듯도 합니다.
그러나, 그걸 어렴풋이 추측하며 지켜보다 보니 그 아름다움이 더 돋보이기도 합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존경하는 마음을 머나먼 땅에 계신 재인아빠님께 보내어 봅니다.
혹여나 기회가 닿는다면, 저 역시도 그 힘듦을 기꺼이 여기며
앞으로 나아가보리라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