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5일 부산 동남권 번개 모임 후기 헤드폰 편

조금은 식상하지만 그래도 다양한 소리를 즐길 수 있는 헤드폰 청음 후기입니다.

 
이번 모임은 다양한 기기 보다는 새로 출시되었거나 특색 있는 헤드폰들 위주로 진행되었습니다.

 
들어본 기기들은 꽤나 많으나 몇몇 인상적이었던 헤드폰들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1. ZMF Auteur classic LTD

일전에 소곰에서도 들어봤던 Auteur 입니다. 이번에 제대로된 저의 거치형 시스템에서 들어볼 기회가 생겨서 자세히 청취해 보았습니다.

모조2 - 토핑A70Pro
우드 DD폰 특유의 향취가 느껴지는 빈티지 스타일의 소리가 연상되는 디자인과는 다르게 상당히 샤프한 고음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중저역에는 우드로 연상되는 부드러움과 따뜻한 특유의 울림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군요. 고음을 들어보니 이 헤드폰이 왜 진공관이랑 잘 어울린다는 평가가 있는지 대번에 느껴집니다. 아직 안들어봤지만 이건 진공관에 물리면 제대로다라는 각이 왔습니다.

모조2 - 엘레멘탈 셜록 진공관 앰프(GE 5654W)
대번에 들려오는 맛깔나는 소리에 귀가 번쩍 뜨입니다. 중저역은 고급진 울림이 더욱 극대화 되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취가 느껴지고 샤프했던 고음은 풍부한 배음으로 인해 두툼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누그러집니다. 정말 고급진 헤드폰에서나 들어보던 하이파이적인 비싼 소리가 들립니다.
초고성능의 정밀한 소리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이런 소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 할 지라도 진공관 - Auteur의 매력은 피해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2. Fiio Ft3

선풍기형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게이밍 헤드폰스러운 감성과 Fiio라는 중국 브랜드의 선입견과는 너무 딴판인 소리에(-_-;;) 크게 인상에 남은 헤드폰입니다.

저역 울림도 좋고 마치 젠하이저의 sys38드라이버를 연상하게 하는 특유의 중음역대 고성능이 느껴져서 시간축 상의 세세한 표현들이 제대로 재생되는 바람에 중국 엔지니어들이 드디어 DD 드라이버를 다루는 기술에 개안을 한것인가! 싶을 정도의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AR5000 같은 헤드폰은 대역대가 그래프 측정치 이쁘게 재생되는 것에만 치중했지 마치 HD600의 오래된 젠하베일 같이 중고역대를 문때는 느낌이 들어 아직 갈길은 멀었구나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이건 우연의 산물인지 정말 중국제 헤드폰이 뭔가 크게 변화하고 있는 건지 뭔지 모를 복잡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다만 고역대의 정리가 덜되어 맘에 안드는 거슬리는 피크가 남아있는게 아쉬웠습니다. 나머지들이 좋으니 고역대의 아쉬움이 다소 크게 다가오더군요.

30만원대의 가격대로 팔기엔 더 저렴한 HD560s라는 걸출한 놈이 버티고 있어 우리나라 시장에서 철수한게 이해가 가기는 하였습니다.

3. Edifier STAX Spirit S5

너무나도 훌륭한 성능에 즉구 충동까지 일으켰던 전작 S3의 후속작이라 저도 기대를 엄청하고 들어봤습니다.

 첫 인상은 이거 평판형이 맞나 싶을 정도의 이질감... 성능은 평판형인데 소리는 평판형스럽지 않으니 오히려 그게 더 부자연스럽게 들리더군요.

전작인 S3 같은경우 하이파이맨 오픈 평판형 같은 개방감과 토널 밸런스를 가지고 자기가 평판형 헤드폰임을 부인하지 않는 튜닝이었습니다. 하이파이맨 특유의 쏘는 느낌이 개선된 완전판 평판형 헤드폰 느낌이라 이건 바로 필구각이란 느낌이 들었었습니다.

반면에 이번 S5 같은 경우 첫인상은 마치 IEM을 연상시키는 강조된 저음과 IEM을 연상시키는 제한되고 갇힌 스테이징, 고음 끝을 약간 올려 해상도가 더 늘어난 것처럼 들리게 만드는 중국발 IEM 튜닝 트릭 들이 들어가서 이어폰을 듣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이건 마치 매우 성능좋은 평판형 드라이버를 넣어놓은 헤드폰에 블루투스 DSP를 걸면서 이어폰 튜닝을 주로 해오던 엔지니어가 소리를 마무리해 놓은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그런데 헤드폰에서 이어폰 같은 소리를 들을꺼면 굳이 무겁고 더운 헤드폰을 쓸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드니 구매 매력이 대폭 감소해버립니다. 그래서 S3 만큼 매력적이진 않습니다. 다만 고성능 IEM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이 소리를 좋아하실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하이앤드급 IEM에 준하는 고성능의 헤드폰입니다.

마감은 전작보단 확실히 고급스러워졌습니다. 상급기라는 느낌은 확실히 듭니다.

4. Sennheiser HD580 Precision 그릴제거 모딩 헤드폰

이건 제가 오리지널을 들어보질 못해서 정확히 평가하긴 힘듭니다만 매우 DF 스러운 소리라 선라이즈님의 취향에 딱 맞는 소리 아닐가 싶었습니다. ㅎㅎ

다만 머리 밖을 벗어나지 않는 너무나도 협소한 스테이징이 이 플랫폼의 한계를 여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드라이버 성능이 좋아질수록 스테이징이 확장되는 것은 맞으나 이 플랫폼을 고집한다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D660S2는 다른 플랫폼으로 나왔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