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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메타 튜닝? 키위이어스 KE4 이어폰 사용기 (feat. B&K 5128)

감자사라다 감자사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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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위해 Linsoul로부터 지원을 받았습니다.

누군가의 간섭 없이 리뷰어의 의견이 온전히 반영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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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릴 제품은 키위이어스Kiwi EarsKE4 유선 이어폰입니다.

2개의 다이나믹 드라이버로 구성한 아이소베릭Isobaric 시스템, 그리고 2개의 BA를 조합한 3-way 2DD+2BA 하이브리드 유선 이어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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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이어스는 21년 말, 8개의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를 탑재한 오케스트라Orchestra 모델을 선보이며 IEM 시장에 데뷔한 차이파이 이어폰 제조사입니다. 설계 난이도가 높은 다중듀서 이어폰으로 시장에 데뷔했음에도 불구하고 꽤 우수한 음향 성능과 튜닝 실력을 보여주면서 각종 리뷰어와 소비자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았죠.

이후로 키위이어스는 퀸텟과 쿼텟, 포르테자 등을 비롯한 다양한 구성의 제품들을 선보여왔는데, 해당 제품들은 국내에 정식 수입까지 되면서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비단 국내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었고,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으며 유명 리뷰어 크리나클과 함께 싱골로Singolo라는 이름을 가진 콜라보 모델을 탄생시키기도 했었습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키위이어스 KE4 이어폰은, 얼마 전에 리뷰어 활동을 그만두고 'The Hangout' 청음샵을 오픈한 크리나클이 '새로운 메타1를 따르는 이어폰 중에서 가장 저렴하다'며 극찬을 한 덕분에 국내외로 많은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그가 의미하는 '뉴 메타'라함은, 새 5128 측정 장비를 통해 얻어낸 DF 타겟에 틸트를 살짝 걸고, 저음 슬로프를 얹어낸 FR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와 유사한 사운드를 지닌 제품들이 해외에서 대박을 치고 있는 걸 보면 KE4의 사운드가 '새로운 메타'라는 그의 설명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뒤이어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Meta. 주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사용되어 왔던 표현으로, '현재 시점에서 가장 주류가 되는, 지금 가장 인기있는 전략' 따위를 지칭하는 데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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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이어스 KE4 패키지입니다.

지난 몇 년 간의 키위이어스 제품들과 비교해보면 패키지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ㅋㅋㅋ

패키지 여기저기에 걸쳐 다양한 스펙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읽어보기 쉽게 아래 표에 정리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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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품도 특별히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넉넉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 키위이어스 KE4 유닛
  • 실리콘 이어팁 3쌍
  • 교체용 필터 망 2쌍
  • 3.5mm 2핀 케이블
  • 패브릭 케이스
  • 사용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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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색을 띄는 기본 케이블의 품질은 언제나 그랬듯이 평범하게 좋은 편입니다.

지나치게 두껍거나 무겁지 않고, 선재가 유연하면서도 핸들링하기 좋아서 착용감했을 때 귀에 부담이 가지 않아 이어폰을 오래 사용해도 편안합니다. 많은 분들이 선호하시는 4.4mm 단자 옵션이 없다는 점은 아쉽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3.5 단일 옵션도 괜찮다는 생각이지만..

이어팁은 전에 본 적 없는 다소 특이한 제품이 들어있는데, 이번에 키위이어스가 새롭게 런칭하는 '플렉스 이어팁'이라고 합니다. 3쌍에 14.99달러라는 가격으로 곧 판매도 시작한다고.

이어팁 끝단에는 귀지 유입을 방지하는 왁스 보호 구조물이 성형되어 있고, 마치 스핀핏을 연상케하는 노즐 회전 구조도 가지고 있어서 착용감이 제법 뛰어난 편입니다. 의료 등급 실리콘 소재를 사용해 만든 이어팁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키위이어스가 제공해왔던 이어팁들에 비해 확연히 퀄리티가 좋아진 모습입니다. 제법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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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이어스 KE4의 유닛입니다.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는 새까만 레진쉘 유닛을 바탕으로, 브러시드 메탈 느낌의 배경 위에 키위이어스 로고를 올린 페이스플레이트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난하게 괜찮은 디자인이라고 느껴지네요. 디자인도 그렇고 마감 퀄리티도 저는 마음에 듭니다. ㅋㅋㅋ

2DD 아이소베릭 구조와 2개의 BA를 가지고 있는 제품인 만큼, 유닛의 부피는 제법 있는 편입니다. IEM 이어폰에 익숙하신 분들이라면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평범한 하이브리드 IEM 수준의 크기를 가지고 있으나, 귀가 작으신 분들에게는 살짝 불편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외에도 2핀 단자를 매끈하게 처리해서, 커스텀 케이블 호환성은 좋은 편이라는게 눈에 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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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닛 안 쪽을 살펴보면, 이갑개Concha에 닿는 윗쪽 부분이 살짝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어폰 유닛이 귀 안에서 좀 더 견고하게 고정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지만, 귀에 안 맞는 분들에게는 장시간 착용 시 살짝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상단부에는 다이나믹 드라이버 후면과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덕트가 큼직하게 뚫려있고, 안쪽 면에는 제품 시리얼 번호가 각인되어 있는게 눈에 띕니다.

별도의 금속 파츠로 구성된 노즐에는 1자 모양의 슬릿이 뚫린 철망이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앞서 구성품 사진에서도 보였듯이 여분의 철망 스티커가 두 쌍 포함되어 있는 만큼, 노즐이 지나치게 오염되어 막힌 경우 직접 철망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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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4의 사운드를 언급하기 전에, 크리나클이 앞서 언급했던 '뉴 메타' 사운드에 대한 설명을 짧막하게 하고 지나갈까 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개개인의 취향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사운드가 하나로 귀결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은 저뿐만이 아닌 많은 분들께서 잘 알고 계시겠지만, 이어폰을 개발하는 과정에 있어서 새로운 기준점이 정립되고 있는 시기에 서 있다는 것만큼은 사실이기 때문에 한 번쯤은 언급을 하는 것이 좋겠다 판단했습니다.

이 내용에 대해 관심이 없으신 분들은 아마 아래로 스크롤을 쭉 내려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네요 ㅋㅋ

 

새로운 측정장비, B&K 5128의 등장

현재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는 대다수의 주파수 응답 측정치들은 IEC 60318-4 규격에 따른 이어 시뮬레이터로 측정된 것들입니다. 지금의 이름으로 개명되기 전에는 IEC-711 규격이었기 때문에 '711 커플러'라는 이름으로도 많이 불리우는 물건이죠.

워낙 오래 전에 정립된 규격이다보니, 지금은 711 규격에 따라 만들어진 커플러를 비교적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저를 포함한 많은 리뷰어들이 사용하고 있는 가장 대중적인(?) 이어 시뮬레이터라는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711 측정치들을 모아서 보여주는 서비스도 생겼을 정도죠! 

다만, 711 커플러에는 몇 가지 문제점들이 존재합니다.

  • 부드러운 실리콘 모형 귀나, 우리의 피부에 삽입된 이어폰은 저음역대를 재생하는 과정에서 Spring-Mass 공진 현상이 발생하곤 합니다. 5128 측정치에서 자주 관찰되는, 대략 200Hz 전후에 위치한 약한 딥이 그 주인공입니다. 실제 귀와 다르게 모든 부품이 금속으로 마감된 711 커플러에서는 해당 현상이 거의 관찰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 구조적으로 711 커플러는 1kHz 이하의 대역을 실제 사람이 느끼는 것보다 과장해서 표현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 711 커플러의 마이크로폰은 실제 사람의 고막보다 훨씬 높은 음향 (입력) 임피던스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에서 기인하는 측정치의 변화는, 귀에 강한 압력이 걸리는 즉, 음향 (출력) 임피던스가 높은 인이어 이어폰에서 더욱 큰 변화로 이어집니다. 8kHz 인근에서 포착할 수 있는 특유의 반파장 공진이 이러한 현상의 결과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실제 귀에서는 711 측정치에서 보이는 8~10kHz 고음 피크가 비교적 약하게 발생합니다.
  • 711 규격 자체가 편차 범위를 굉장히 관대하게 설정해둔 만큼, 측정 장비 간의 차이가 상당히 심한 편에 속합니다. 덕분에 같은 711 측정치라고 하더라도, 측정을 진행한 장비(주체)가 다르면 서로 비교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상당히 많습니다. (저도 이러한 주장에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들로 인해, 대체로 711 측정치의 신뢰구간은 기껏해야 ~8kHz까지라고들 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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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그간 다양한 회사에서 여러 가지의 새로운 측정장비들을 선보여왔었는데요,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자연스럽게Brüel & Kjær Type 5128 (속칭 B&K 5128) HATS가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게 된 모양새입니다.

최대 8kHz 정도까지만 신뢰할 수 있었던 711과 달리, 인간의 귀를 보다 정밀하게 묘사하도록 설계된 5128은 최대 20kHz까지 신뢰할 수 있다는 굉장한 장점이 존재하고, 그래서 이어폰과 헤드폰 측정치를 상호 비교할 수 없었던 711 장비와 달리, 이어폰 및 헤드폰 측정치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점 등에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디오에 관심이 없으신 분들에게는 '삼성의 한 계열사'로, 그 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지겹게 들었을 '하만 타겟'으로 유명한 하만 인터내셔널이 일찌감치 B&K 5128을 도입하여 새로운 하만타겟을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듯하고, 이에 발맞춰 해외의 유명 오디오 리뷰어들도 5128을 도입해 새로운 데이터를 얻어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B&K 5128 측정 장비를 도입한 리뷰어 분이 한 분 계십니다. 5128이 웬만한 중형차 한 대 값은 저리가라할 정도로 비싼 장비라서 당분간은 국내에서 5128 정보를 보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의외였다고나 할까요..

장비가 바뀌면 타겟도 바뀐다

앞서 설명드렸듯, 5128 더미헤드는 711에 비해 인간의 귀를 훨씬 정교하게 묘사하기 때문에, 동일한 이어폰을 측정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측정치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곧, 우리가 측정치를 해석할 때 기준점으로 삼고 있는 '타겟'에도 변화가 생겨야한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711 커플러를 기반으로 제작된 하만타겟을 5128 측정치와 비교해서 보면 안 되겠죠. 하만이 5128을 구매해 새로운 하만타겟을 연구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차이점에 기인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직 5128용 하만타겟이 준비되지 않은 지금, 우리는 어떤 타겟을 비교에 활용하면 좋을까요? 그 시작점은 하만타겟의 출발점이기도 했던 DF타겟으로 잡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메인 주제는 아니기 때문에 길게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자연스러운 음색을 재현해내기 위한 목적으로, 사람의 머리, 신체, 귓바퀴 따위가 소리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뒤, 귀에 고정되는 이어폰 헤드폰 특성에 맞게 방향 정보를 제거한 결과물이 DF 타겟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하만타겟을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타겟들은 이 'DF타겟'에서 출발한 것들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근본'에 가까운 타겟이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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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하만의 연구결과 덕분에, 우리는 사람들이 순수한 DF 타겟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DF보다는 고음이 살짝 덜 나오고, 저음이 더 많이 나오는 소리를 대체로 선호하는 편이죠. 그래서 Headphones.com을 비롯한 해외의 측정 기반 리뷰어들은 DF타겟을 시계 방향으로 살짝 기울인 뒤 (틸트Tilt), 개인의 취향에 따라 저음 슬로프를 더할 수 있게 만든 것을 하만타겟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찌감치 5128 장비를 들여온 해외의 리뷰어들은 대체로 DF타겟을 0.8~1dB/oct 가량 기울인 뒤, 저음 슬로프를 5~8dB 정도 더한 결과물을 기본 타겟으로 제시하는 편인데, 크리나클이 '새로운 메타'라고 표현한 사운드가 바로 이 녀석이 되겠습니다. 

5128 DF 타겟에 -0.8dB/oct 기울기와 8dB 저음 슬로프를 추가한 사운드. 여기에 KE4 측정치를 겹쳐보면 상당히 정합도가 뛰어난 편이죠?

그러나 '타겟'이 '정답'은 아니다

잠시 한 발자국 물러서서 생각해봅시다. 

차이파이를 필두로 한 유선 이어폰 시장의 급격한 발전을 이야기하다보면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하만타겟'만 해도, 이어폰에서 기대할 수 있는 소리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었다는 찬사에 가까운 평을 받곤 하지만, 반대로 하만타겟을 선호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생각보다 꽤 많은 편입니다.

앞서 언급한 해외의 측정 기반 리뷰어들이 대체로 그러한 편입니다. 또 다시 등장하는 크리나클이 가장 대표적인 인물인데, 그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하만타겟의 고음은 자극적인 편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개진해왔었죠.

그렇다고 해서 꼭 '음잘알'들만 하만타겟을 싫어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만타겟을 거의 빼다 닮았다는 평을 받는 삼성의 갤럭시 버즈2 프로의 일반인 사용자 평을 살펴보면 '소리가 날카롭다'는 의견이 꽤 많은 편이거든요.

결국, 소리에는 어느 완벽한 정답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어려운 법이고, 타겟이나 속칭 '메타'라는 것들도 어디까지나 평가를 위한 지표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정답에 가까운 소리가, 반드시 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소리일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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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KE4의 사운드를 '뉴 메타New Meta'라고 표현한 크리나클의 의견을 단순히 개인의 생각으로 치부하기에는 또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여러모로 하만타겟보다는 고음이 살짝 덜 나오는, '크리나클의 취향에 쏙 들어맞는 사운드'인 것은 맞지만, 전반적으로 유사한 사운드 시그니처를 따라가는 제품들이 상당히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대박을 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것이 반드시 크리나클만의 취향은 아니라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크리나클이 수월우와 함께 협업하여 선보인 더스크가 가장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콜라보 모델인만큼 당연히도 크리나클 본인의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 제품인데, KE4와 상당히 유사한 성향을 보여주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관세 범위를 저 멀리 한참 벗어난 탓에 국내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한 편이지만, 굉장히 오래 전부터 해외를 중심으로 많은 이들의 'End-Game종결기' 취급을 받고 있는 하이시니어 Mega5-EST도 훌륭한 사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요 제품도 꽤 비슷하죠?

앞서 언급한 두 제품의 가격이 50만원 선을 왔다갔다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유사한 사운드 시그니처를 199달러에 느껴볼 수 있게 만든 KE4를 '놀라운 가성비Amazing Bargain'라고 표현한 크리나클의 극찬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평소 크리나클과 취향이 제법 겹친다고 느껴오셨던 분들이라면, KE4의 사운드에 만족하실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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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C 60318-4 이어 시뮬레이터 특성 상, 8kHz 이후의 대역은 비신뢰구간으로 간주합니다. 

측정에 사용된 샘플이 제품 전체의 특성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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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제가 느낀 바를 말씀드려야겠죠.

키위이어스는 KE4에 적용된 2DD 아이소베릭 설계가 정확히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설명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조금 더 효율적으로 저음을 재생하면서도 동시에 왜곡을 줄이기 위한 아이소베릭 설계의 일반적인 특성을 잘 따라가는 제품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KE4의 저음역대는 우리에게 익숙한 하만타겟과 견주아보아도 상당히 정합도가 뛰어난 모습을 보입니다. 저음의 묵직함과 깊이감을 결정짓는 낮은 음역대 위주로 강조된 저음역대 덕분에, 적당히 묵직하면서도 두터운 저음이 바닥에 깔려있는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풍성한 저음을 느낄 수 있는 일반적인 다이나믹 드라이버 이어폰들과 다소 다른 특징을 보여주죠.

앞서 언급한 KE4의 저음 특성은, 보컬과 악기 소리가 위치한 중음역대로 저음이 새어들어 전체적인 소리를 먹먹하게 만드는 마스킹 현상과 다소 거리가 멀기 때문에, 제법 선명하면서도 깔끔한 사운드를 기대해볼 수 있게 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키위이어스 커스텀 BA로 구성한 중음역대와 놀즈 BA로 완성한 고음역대의 간의 밸런스는 꽤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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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들로 구성된 중고음역대를 들어보면 각종 보컬과 악기들이 굉장히 중립적인 위치에서 치찰음이나 고음 자극없이 선명하게 표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적당히 개방감 있는 고음을 동시에 실현하며 주로 좌우로 꽤 넓게 형성되는 공간을 다채롭게 활용하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 속에서 작은 디테일들을 포착해내는 능력이 제법 인상적이었네요.

여러모로 소리의 디테일함이나 분리도에 있어서 크게 불만을 가지기 어려운 고음역대를 가지고 있지만, 앞서 살짝 언급했듯이 KE4는 하만타겟 수준까지 고음역대에 힘이 실려있지는 않기 때문에, 각종 보컬과 악기 소리의 윤곽선이 날카롭게 세워져 있는듯한 쨍한 사운드와는 다소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극저음 타격감, 따뜻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중음, 그리고 정교한 고음을 전달한다"는, KE4를 향한 키위이어스의 약속에 머리를 끄덕이게 됩니다. 특별히 모난데 없으면서도, 밸런스가 상당히 잘 잡혀 있어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리스너를 만족시킬 수 있을만한 좋은 사운드를 만들어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뉴 메타New Meta'라는 그들의 표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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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키위이어스Kiwi Ears의 KE4 유선 이어폰을 살펴보았습니다.

퀸텟 - 콰르텟 - 오케스트라 계보로 이어지는 과거 키위이어스 하이브리드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첫 신호탄으로서, 그들에게 KE4는 단순한 신작을 넘어서 그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로운 라인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최신 연구 결과들을 반영하여 빚어낸 KE4의 사운드는 다행히도, 그 기대에 부응할만한 좋은 소리였다는데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뉴 메타'라는 혹자의 설명답게 장르 불문, 취향 불문 다수가 만족할 수 있을만한 뛰어난 밸런스를 갖춘 제품입니다.

이토록 좋은 사운드를 가진 제품이지만, 이압을 견디지 못하고 다이나믹 드라이버가 찌그러지면서 발생하는 찌걱임 소리 (드라이버 플렉스 현상)은 다소 아쉬움을 남깁니다. 소리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이 정도 가격대의 제품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사용 경험과 다소 거리가 먼 감점 요소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네요.

이 부분을 제외한다면, KE4는 딱히 단점을 찾아내기 어려운 잘 만든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당히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었던만큼, 해외에서 유행을 이끌고 있는 '최신 메타'의 소리를 경험해보고픈 분들에게는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에 부담없이 도전해볼 수 있는 좋은 이어폰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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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위이어스 KE4 구경하러 가기 ▼

[ Linsoul 공식 스토어 ]

https://www.linsoul.com/products/kiwi-ears-k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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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ground Underground님 포함 4명이 추천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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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찬 리뷰 잘 보았습니다
21:04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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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레퍼런스 타겟보다는 말이 되지만
메타라는건 시시각각 변화하는 것인데
광고 선전효과를 위해 끌어다 쓰는... 에휴...
저는 그냥 JM-1타겟이라고 부르는게 나을듯 하네요.
JM1등 거의 대부분의 타겟이
끽해야 1000여명도 안되는 표본군의
최근 선호 튜닝일텐데 무슨 레퍼고 무슨 메타인지
튜닝 지상주의가
어디까지 갈리는 모르겠지만 메타튜닝~~~
시장이 더 줄어드는 소리로 들립니다.
소리가 나쁘다던가 제품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ㅎㅎㅎ
저 키위 이어스 로고만 작게 만들어서
사이드나 구석에 잘 안보이게 배치 좋을텐데 말이죠.
22:00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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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음향기기도 메타인지(?)

23:02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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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M 측정 규격 트렌드라는 맥락에서 키위이어스의 신작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문적이고 상세한 설명 덕분에 KE4를 생생하게 간접 경험한 것만 같습니다.😆

08:44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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