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형(10만원 미만) 유선 이어폰의 20년 음질 탐방기:
캐주얼유저
어릴 때부터 취직하기 전(대충 2000년~2021년?)까진 1만원~9만원 대의 이어폰만 여러 업체의 이어폰/헤드폰/넥밴드 만을 사용했었습니다. 험하게 굴리다보니 4~7개월 정도면 단선되어 새 걸 구매했는데... 그러다 보니 저만의 선입견...같은 확신이 생기더군요
저가형 이어폰은 자체 볼륨 조절/마이크 입력/무선(블루투스 등) 기능이 하나 생길 때마다, 가격이 반토막난 음질로 바뀐다...
초창기에는 젠하이저 물건을 많이 썼는데(중2 시절이라 독일 이름이 멋져 보였음), 저음만 세고, 보컬 고음이나 기타, 하이햇 같은 제가 좋아하는 소리가 좀 많이 노이즈 낀 것처럼 들려서 다른걸 찾아보게 됐습니다
결론적으로, 앞서 말씀드린 볼륨조절/마이크/무선 연결 기능이 하나도 없는 순정 유선 이어폰 중, 필립스 2만원~3만 5천원 정도가 가장 좋은 가성비를 보여줬었습니다.
그런데 필립스도 저가형 이어폰만 만들다가, 슬슬 중저가 간을 보고 7~8만원으로 가격이 올라가면, 예외없이 쓸데없는 볼륨 조절 마이크 기능들을 넣기 시작해서 ㅜㅜ
애플 이어팟 처음 나왔을 때도, 무선 이어폰이 저가격에 소리가 좋을 리가 없는데... => 엄청 비싸네??=>성능이 좋겠구나!!=>친구 꺼 빌려서 들어본 순간 애플 프리미엄이 뭔지 온 몸으로 느꼈습니다 ㅋㅋ 애플 나빠요 ㅜㅜ
그러다가 예외적인 작품이 하나 나오는데... LG 톤플러스 넥밴드 HBS-PL7 (정가 인하되어 15만원)를 듣는 순간 벙 찌더군요...
이어폰 만들던 역사 얕음+무선+마이크+볼륨조절+얄상한 낙싯줄와이어 케이블+브랜드 프리미엄 등등... 온갖 부정적인 요소만 가능했지만, 묘하게도 안 좋은 평을 찾을 수가 없어서, 그래 일단 들어봐야 깔 자격이 있지 하면서 사게 되었습니다
전혀 기대도 안했던 모난데 없는 소리가 나더군요..
일반적으로 15만원대에 무선 마이크 통화 볼륨조절 등등 기능 다 있으면서, 당연히 이정도 음질은 되어야 하지 않나? 하고 생각했던, 매우 정상적인 사운드 였습니다.(다른 중저가 형은, 아직 기술 발전이 모자라구나//날강도 같은 놈들 2종류의 반응이 나오는 사운드)
물론 저는 또 착각을 해서... 기술이 이 만큼 발전을 했구나? 하고 방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험하게 막 굴리다보니 살짝살짝 한 쪽 소리가 끊기는 단선의 조짐이 보여서, 무상 수리 받으러 가기 전에, 제하이저 넥밴드를 사버린 겁니다
젠하이저 cx 7.00BT 란 놈인데, hbs-PL7보다도 비쌌어요 ㅜㅜ.. 심지어 apt-x까지 지원이 되어서 엄청 기대가 됐는데
막상 귀에 꽂아보니, 수년전 볼륨조절 마이크 기능 달린 수만원대 유선 이어폰의 걸레짝 같은 소리가 나는 겁니다. 심지어, apt-x(creative bt-w3)를 썼더니, 그 걸레짝 같은 소리가 공간감 있는 걸레짝이 되는데 미치겠더군요..
공식 벤더?같은 곳에서 산건데 설마 내가 가품 사기를 당했나 해서 한참 알아봤는데, 구글에 검색해보니 해외에서도 욕을 많이 하더군요..저는 차라리 그 사람들도 가품 사기당한 거였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젠하이저는 저가형 이어폰을 만들어 팔 자격이 없는 회사가 되니까요
저가형 이어폰이라 그러면 어차피 다 드라이버 대충 한 짝씩 박아놓고 별거 없는 것 같은데, 왜 볼륨조절 마이크 무선 기능 하나 추가될 때마다 음질이 반토막이 나는 걸까요? LG는 무슨 짓을 해서 소리가 그렇게 나는 거고? 젠하이저는 고가 라인업으로 가면 과연 제대로된 소리가 나는 것인가? 아직 궁금한 점은 많긴 합니다.
다행히 취직을 해서 이제 취미...에 돈을 조금 쓸 수 있기 때문에, 요새는 n5005 핫딜, 큐델릭스 5k, 심갓EA2000, Fiio 7k 등등 이른바 국민템(??) 가성비 라인업들을 맞춰가면서, 하이파이 느낌적인 느낌 유사체험 정도는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원래 모든 취미가 그렇듯이, 음향 쪽도 가격이 올라갈수록 향상되는게 체감이 잘 안된다고 했는데, 다행히 [핫딜가격] 기준으로는 그정도의 가격 차이를, 음질 등으로 체감 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원래 극강의 가성비+제가 만족할 수 있는 음질의 이어폰/악세사리 가 맞춰지면 졸업할 수 있지 않나 했는데... 뭔가 신기한 소리가 날 것 같은, 들어보고 싶은 이어폰이, 제가 아슬아슬하게 손 댈 수 있는 가격으로 나오면 지르게 되어서.. 빈곤해집니다 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