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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살짝 어긋난 3대 레퍼런스 완성 ㅋ

alpine-snow alpine-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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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눈 딱 한 번 감으면 3대 레퍼런스 완성은 쉽습니다. 
음악, 소리에 대한 열정으로도 현 세대 3대 레퍼런스는 분명 버거운 가격대입니다. 
그러나 본인 수입이 적지 않은 편이라면 좀 더 짧은 기간에 달성 가능하겠지요. 
(...저는 그건 좀 어렵고) 
 
그러나 직전, 그리고 그 이전 3대 레퍼런스는 신품으로도 쉽게 달성 가능합니다. 
막말로, 최저임금 한 달 알바비 정도의 금액이면 셋을 다 사고 댁앰도 살 수 있습니다. 
 
제 경우, 맘 먹으면 다른 분들께서 하시는 만큼 쉽게 달성할 수 있었는데... ㄱ-;; 
하다보니 거의 10년쯤 걸렸습니다. 
삶에 우여곡절이 컸던 탓이지요. 
이거, 20대에 눈 딱 감고 안 팔고 모았으면 십수년 전 당시로도 1년이면 가능했지요. 
 
HD650을 신품 구매한 9년 전은 제껴두고, 처음 사고 싶었던 때로 되돌리자면 
거의 20여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회한은 있지요. 왜 그러고 살았을까. 
그냥 하고 싶은 건 하고 싶을 때 용기내어 해볼 것을. 
 
가정사가 겹치면 쉽지 않더군요. 
 
하여간;; 
나름 일반인적인 관점에서 소비를 하다보니 달성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오늘 DT990 Pro를 받아보면서 완성된 라인업을 보면서,
이제야 첫 스타트였던 HD650이 신품 구매 9년만에 상시 가동모드로 들어갔습니다. 
무슨 신주단지 모시듯 파우치에 넣어서 보관하는 시간이 더 길었던게 사실입니다. 
사용 시간은 극히 적지만, 세월 탓에 배플 전면을 덮는 폼이 삭아버렸습니다. ㅋㅋㅋ 

...대놓고 HD25 구매에도 가족들이 찬성하던 이후에도 사실 몰래 지름은 있었지요. 
ATH-AVA500, HD569, 그리고 이번 DT990 Pro. 
나름의 여정이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누가 이해해주건 말건 그 어느 것 하나도 놓지 않고 쭉 곁에 두어오고 있습니다. 
 
DT990 Pro 영입과 함께 편하게 상시 개방한 HD650이 들려주는 2000년대 셀린 디옹의 노래가 
오늘따라 너무나도 아름답게 들려요. 
 
...근데 m900 이 녀석이 좀 불량인거 같네요. 
HD25 좌우 편차 감지와는 별개로 얘 자체가 좌측이 저역이 많고 우측이 고역이 많네요. 
처음엔 DT990 Pro가 불량인가? 했다가 다른 헤드폰들과 공유되는 특성임을 파악하곤 
A/S 접수 예정입니다. 
사실 이헤폰의 좌우 채널 편차보단 앰프류 좌우 편차가 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의외로 고급품으로 올 수록 좌우 편차가 더 도드라지는지라, 
중고든 신품이든 처음 구매하면 여러 매칭과 좌우 교차 착용을 해가며 
좌우 편차 검증부터 철저하게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PC 본체 밖으로 추방당한 ESI Juli@은 다시 PC 복귀 후 붙박이가 될 듯 하네요. 
얘는 비록 초급 장비여도 신뢰성만큼은 워낙 높아서 십몇년간 늘 제 곁을 지켜줬었습니다. 
과거 AKM DAC의 특성을 여실히 보여주듯 다소 거칠어도 청감상 풍부한 정보량을 들려줬죠. 
조금 맛이 갔지만, 여전히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던 이유입니다. 
 
저는 솔직히 W100으로 인해 오테에 대한 큰 신뢰부터 가진 유저입니다.
그러니 HD650을 첫 레퍼런스급 신품으로 구매한 건 어찌보면 생뚱맞은 일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현 시점, HD650을 구매했던 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젠하이저의 삽질을 보면서, 그 이전 시절에 구매한 제품에 대한 신뢰는 짱짱합니다. 
그 시절까지만 해도 젠하이저 제품들이 들려주는 사운드는 베이어만큼의 단단한 골격에 
무려 오테와도 공유될만한 중역대의 충실함에 대한 제 신뢰는 대단하다고 할만합니다. 
젠빠 까지는 아니었지만, 오테빠 입장에서도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사운드였던거죠. 
여전히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불멸의 레퍼런스인 HD600에 비하면 HD650은
덜 프로스럽되 한결 비단결같이 부드러운 중고역대의 유려한 표현이 일품입니다. 
그리고 HD600의 저역 양이 제 취향에는 적은 편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래서 HD650을 선택했습니다. 
하만 타겟 대비 미흡하지만, 그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얘가 그래도 제 청감상 부족하게 느껴지던 HD600의 저역을 보완할 좋은 대안이었습니다. 
현 시점, HD650에 대한 제 만족도는 매우 높습니다. 
HD660S2는 아직 못 들어봤지만, 
HD650의 사운드가 HD660S 특유의 보다 현대적인 사운드보다 제 마음에 든다는 점은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완전히 색 바래지 않은, 아직 채도와 명암이 살아있으되 매끄러운 그라데이션을 보여주며 
여전히 아날로그적인 매력을 뽐내며 유혹하는 듯한 사운드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FR을 위시한 각종 그래프의 객관적인 설득력을 매우 잘 알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실 청음간의 경험으로만 알 수 있는 
현 세대 리뉴얼 직전 HD650 특유의 음악 표현은 제겐 너무나도 고급스럽고 아름답습니다. 
 
이 시점에서 들어온 DT990 Pro의 어택은 대단합니다. 
조금만 볼륨을 높여도 하우징이 벌벌 떨어댑니다. 
구조적으로 하우징에 배플이 들러붙은 구조라 하우징이 부실하면 좀 불안합니다. 
하우징은 그냥 덮개이고 배플이 메인인 HD650의 구조를 감안하면 더더욱 그러하지요. 
그런데 DT990은 배플을 고정하는 하우징의 부실함을 드라이버의 강건함이 보완하는 듯 합니다. 
W100에서 느꼈던 것과 결이 비슷합니다. 강건한 드라이버 기반의 건강한 사운드. 
이쯤 되면, 
"점마 머라카노? 뭔 자료를 갖고 와서 얘길 해야지, 지 기분대로 말하네. ㄹㅇㅋㅋ" 
이런 반응도 예상해봅니다. ㄹㅇㅋㅋ... 
제가 느끼는 건, 뭐가 되었든 물리적으로 튼실한 부분이 어느 한 군데라도 있어야 
무슨 소리가 나와도 제대로 나온다는 점입니다. 
 
HD6** 계열은 메인 구조물인 배플이 소위 '낭창인다'라고 느낄 여지가 있습니다. 
다이어프램이 전후 진동하는 것에 비해 배플의 평면 형상에 대한 보강이 
전후 방향에 비하면 상당히 빈약합니다. 
육안상 전후 방향 위주의 리브 보강이 도드라진 형상이지만, 
전후 방향으로의 평면상 형상이 그냥 평평하게 방치된 구간이 많이 보이지요. 
이 때문인지, 저역 에너지가 클 때 소리가 무너진다고 느껴질 때가 간혹 있었습니다.
 
반면, DT990 Pro의 경우 배플 자체는 전후 방향 보강 위주의 형상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게 고정된 하우징은 어차피 에너지가 2차로 전달되는 물건인지라 
그 영향이 덜한 듯 합니다. 
 
HD650 이후에 처음 나온 HD800의 구조를 보면, 일체의 낭비 요소 없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HD650 특유의 HD800 대비 대체 불가능한 사운드상 강점에도 불구하고 
HD800의 성능상 잇점은 그러한 기본 형태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어쩌다 보니 DT7**~9** 계열의 배플 형태가 전후 방향 위주의 보강 형태가 되어있어서 
이 측면에서의 강점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하여간 젠하이저와 베이어 둘 다 드라이버와 배플이 한 덩어리인 것처럼 설계한 듯 해요. 

한편, 언급이 늦은 K*0* 시리즈의 경우 저도 여전히 좋아하는 시리즈입니다만,
안타깝게도 구조적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하기 어렵긴 합니다. 
K501 시절부터 K70* 시절에 이르기까지 높은 에너지의 음을 다룰만한 구조는 아니어 보이죠. 
평평한 배플에 좁은 댐퍼 면적에 쬐끄마한 드라이버에 대충 뚫어놓은 댐퍼 구조...
드라이버의 파워도 꽤나 약한 편이지만, 전체적인 조화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 K701보다 이전 세대인 K501은 해상력부터가 부족하기는 하지만, 
전 대역에 걸쳐 크게 튀지 않는 밸런스가 돋보인다고 느꼈습니다. 
 
HD800 세대 이후 앞으로의 새로운 레퍼런스 모델들은 어떠할지 새삼 기대됩니다. 
 
솔직히 HD800이 비싸서 못 산게 가장 컸는데, 사실 이리저리 재고 따지고 봤더니 
취향에 안 맞았단 점을 발견하곤 전자를 합리화했던 측면도 큽니다. ㅋㅋㅋ;; 
다행히 HD6**대에서 HD800 대비 좀 더 강점을 갖는 측면이 있었으니 겨우 합리화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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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박지훈님 포함 6명이 추천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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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전 3대 레퍼런스를 akg k712, hd660s, dt900으로 대충 마무리했습니다.

00:16
23.03.17.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통영인
저처럼 뭔가 묘하게 살짝 ㅋㅋㅋ;;
01:41
23.03.18.
profile image 2등

와 긴글 감사드립니다. 그동안의 음감생활의 정수가 녹아있는 글이었습니다.

00:18
23.03.17.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플랫러버
너무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 그냥 듣고 느낀대로... ㅋ;; 감사합니다.
01:42
23.03.18.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Gprofile
G님께서 제게 노련하다고 하시면 좀 황송스럽습니다. ㅠ.ㅠㅋ;;
01:42
23.03.18.
profile image
그 동안 느끼고 고민하셨던 내용이 녹아있는 글이네요. 잘 봤습니다. 레퍼런스 완성 축하드립니다.
05:21
23.03.17.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숙지니
감사합니다.
DT990 Pro는 오래 벼르기도 했지만, 880이냐 990 노멀이냐까지도 오래 고민했습니다.
직접 듣고 하나씩 모으다 보니 왜 젠하이저, AKG, 베이어를 3대 레퍼런스로 꼽는지
이해가 되는 느낌입니다. 서로 장단점이 꽤 잘 보완되고 있는 느낌이랄지요.
웃기는게, 저 셋의 느낌을 한데 얼버무려놓은 걸 찾자니 CD2000이 또 눈에 띄어요.
지금은 CD2000 듣고 있습니다. ㅋ
01:46
23.03.18.
profile image

글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고 붙이는 답글이긴 한데 m900같은 기기에서 좌우 편차는 가능성이 굉장히 희박합니다. 적당한 연장선 하나 중간을 잘라서 모노 사인파를 재생하면서 멀티테스터로 Left/Ground, Right/Ground 사이의 전압 체크를 해보시면 확실하게 체크하실 수 있습니다.

19:32
23.03.17.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idletalk
굉장히 희박하므로 잘못 감지한거여야 할테고, 그게 좋은 일인데...
측정은 해보지 못했지만, 안타깝게도 제 m900의 문제가 확실한 걸로 판단됩니다.
신품 구매 직후부터 느꼈던 문제라서 수입사에 문의 전화도 했었는데,
어찌보면 미묘한 느낌이고 기기 특성상 설마 그럴리가 있겠냐며 그냥 써왔지요.
게다가 다른 헤드폰들은 상대적으로 이 문제가 덜 부각되어 들렸던 것 같습니다.

채널 분리도에 민감한 CD2000과 이번에 들인 DT990 Pro를 연결한 상태에서
모노 음원 재생 후 헤드폰 좌우 교차 착용 및 타 소스기기 및 앰프와 비교시
채널 편차가 확실히 감지가 되네요.
좌측이 고역이 덜 나오고 우측 저역이 적습니다. ㅠ.ㅠ
01:51
2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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