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장 좋아하는 물건들은...

항상 어딘가 꼭 치명적인 하자가 있네요, 전부 다... ㅋㅋㅋ;; 
본연의 목적이 제 취향에 맞으면 다른 단점들은 감수하면서 쓰긴 합니다만.
 
m900 빼고... ㅋ 
오디오 소스나 앰프 쪽은 스펙도 별로에 사용 편의성은 불량품 수준. ㅋ;;
오로지 소리가 취향에 맞다는 하나만의 이유로 그냥 쓰고 있습니다.
 
카메라는 스펙이나 저조도 사진은 그냥 10여년 전쯤 폰카 수준... ㅋㅋㅋ 
그래서 꽤 오랫동안 폰카만 쓰곤 했는데, 근데도 그냥 꿋꿋이 또 꺼내서 씁니다. 
제 실력이 시원찮다 보니 요즘 카메라로도 신중하게 찍다보면 시간이 걸리는 걸 
얘들로 찍다 보면 한참을 헤맵니다.
어디 들고 나가서 찍고 있으면, 저 아재 구닥다리로 왜 저래? 걍 폰으로 찍지...
이런 이미지일 듯. 
 
자동차도 꽤 오랫동안 수동변속기를 고집했습니다. 
근래 흔한 오토 차로 바꾸긴 했지만, 중고로 가져오면 의외로 손이 좀 많이 가요.
평소 관리 안 하면 카본 잔뜩 껴서 노킹 생기거나 오일 뚝 떨궈서 엔진 붙어먹거나... 
요즘 차들처럼 저속에서 파워가 잘 붙는 타입도 아닌데 순정 악셀이 너무 둔해서 
굳이 민감한 악셀로 교체해놨습니다. 
조작이 거칠면 오토인데도 무려 울컥거리는지라 ㅋ 악셀 조절 꽤 신경써야 해요. 
 
소리, 사진, 주행질감 등 결과물의 매끄러움에 꽤나 신경을 많이 쓰는 취향인가 봅니다. 
최신 고스펙 기기를 사다 쓰면 옛날 것은 다 잊었겠지...? 이런 생각도 해보았는데, 
역시 제 성격상 비싼 물건은 쉽사리 못 삽니다. 
그런 물건들의 단점을 하나하나 파악하여 맞추어 쓰며 느끼는 감각과 그 결과물에 
재미를 더 느끼나 봅니다. 
 
최신 하이엔드 DAC와 앰프를 샀더라면... 
아마, 더 극복해야 할 것들이 없어져서 금새 흥미가 시들해졌을 것 같습니다. 
사놓고 써보진 않아 오랜 기억에만 의존한 실체화되지 않은 소리를 목표 삼아서 
구닥다리 혹은 단순한 기기들로 하나하나 만져가며 더 나은 소리를 찾아 쓰고 있고... 
 
최신 카메라를 샀더라면... 
물론 그리해도 사진은 신중히 찍어야 하지만, 쉽게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면 
최신 폰카로 찍으며 느꼈던 허전함을 느꼈을지도 모를 일인 것 같습니다.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과정이 짜증날 때도 있지만, 그러다 잘 건지면 너무 좋아요.
 
최신 자동차를 샀더라면... 
비교적 손쉽게 좋은 주행질감으로, 때로는 빠릿빠릿하게 다니는데도 도움이 됐겠죠.
다만 그러다 보면 운전하는 재미도 더 많이 잃었을 듯 합니다. 
 
사실 하이레벨의 물건들을 직접 사서 써보지 않아서 그렇지, 
빌려서든 어째서든 적당히 써보긴 했습니다.
그게 나에게도 늘 정답이지만은 않다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얻어서 그런가 봅니다.
 
남들은 사서 고생하냐... 하긴 한데;;
그냥, 적은 비용으로 합리적으로 사서 그 선에서 가능한 걸 최대한 즐기는 취향인가 봅니다.
예를 들어, 등산을 하게 되면 그냥 땀 흡수 잘 되는 옷이랑 전투화 정도만 사서 즐길 것 같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