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한테 영감을 받은 케이블 갈갈이
오늘 아무생각 없이 걍 기본세팅으로 쓰고있다가, 지인한테 조언을 듣기 전까지 전혀 떠올리질 못한 아이디어를 한 번 시도해봤습니다. 유코텍 re-3와 트루스이어 헥사, 두 이어폰의 번들 케이블을 한 번 바꿔서 끼워줘봤습니다.
두 이어폰 모두 실사용하면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유코텍 re-3는 클리어 계열과의 매칭에서는 양감이 살짝 과한데 정돈되지 않은 저음이 전체적으로 음상을 지배한다는 느낌이 짙었던지라, 버브라운이나 이피, 샨링 쪽과 매칭을 한 번 해보고 싶었고,
헥사는 참 좋은 이어폰이지만 언제 밸런스드 단자 케이블을 구매한 다음, 더 나은 크로스토크와 출력을 가진 밸런스드 단자를 한 번 시도해보자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거든요.(제가 주로 사용하는 new k3나 k11이나 두 단자 사이에 크로스토크 차이가 꽤 크게 나서 말이죠. 그걸 실제로 체감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만 그동안 이어폰이나 앰프 살 돈은 언제나 있지만, 케이블이나 변환젠더 같은 자잘한 악세사리 살 돈은 언제나 없다는 요상한 구매심리때문에 미루고 미뤄두고 있던 숙원사업(...)들이었는데(어지간한 엔트리 가격급인 케이블하고 변환젠더들이 나쁘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지인한테 받은 영감으로, 걍 두 제품의 케이블을 바꿔서 한 번 어떤 느낌인지 시도해보자. 그러고 마음에 들면 추가 부속품 구매를 진지하게 고려해보자! 하고 한 번 바꿔끼워줘봤습니다.
뭐 언제나 살떨리는 mmcx와 달리 2핀은 비교적 교체가 쉽기도 하니까요 ㅋㅋㅋ.
그리고 결과물은 둘 모두 꽤 마음에 드는군요.
re-3를 사용하면서 언제나 개인적으로 불만으로 자리했던 부분들, 두꺼워서 미묘하게 착용감이 불편한 케이블. 좀 언밸런스하다고 느껴지는 양감을 가진 저음과, 저음의 양감때문인지 피곤하기 직전까지 강조된 중고음의 아슬아슬한 날카로움들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이어폰과 케이블 두께 사이의 관계는 착용감에 도움이 되는 조합이 다 다르단 말이죠.
매칭만 잘된다는 전제하에선 푸근한 저음과 화사한 느낌의 고음으로 대표되는 웜톤계열의 색을 덧입혀주는 이피 특유의 소리도 re-3와 꽤 잘 어울리더군요. 우노는 참 잘 구했단 생각이 들고, 이피 상급기도 노려봐야겠단 생각도 듭니다 ㅋㅋㅋ
저래서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긴 한데, 제가 볼 땐, re-3의 케이블은 좀 여러모로 미스매칭이란 느낌이 강합니다. 변환젠더 구성품이나, 3.5, 4.4 선택옵션 없는 단일 6N 4.4 밸런스드 단자 케이블 구성이라서 더 아쉽기도 하고요. 70mw 1vrms 단일 출력의 샨링 ua1p이나 7hz 71, 하이비 fc3에서도 볼륨이 50을 안넘기는걸 보면, 드라이버도 상당히 민감한 편인데 밸런스드의 필요성이 있는지 모르겠단 말이죠.
re-1 pro때는 케이블로 아쉬움을 느끼지 않았던지라 더 눈에 밟히는 기분입니다.
헥사는 뭐, 가격대비 제품 포텐셜 자체는 충분한 만큼 같은 앰프에서 밸런스드단자를 통해 더 강한 출력과 더 나은 채널분리도(뭐 이쪽은 해골물이라는 생각도 들지만요) 들을 때 어떤 변화가 느껴지는지, 아니면 변화가 안 느껴지는지를 한 번 체험해보자라는 생각이었던지라 좀 더 들어봐야겠습니다.
댓글 10
댓글 쓰기저는 여전히 케이블 재질에 따른 음질차이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케이블 형상이나 두께에 따른 착용되는 방식의 달라짐이나 매칭의 차이 정도는 은근히 체감하고 있어서 말이죠.
re-3는 번들 케이블이 4.4 밸런스드 단자 케이블이라서 제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3.5 단자 소스기기들에 못 물렸던게 좀 아쉬워서요. 변환젠더 사자니 최소 35000원...ㅠ
확실히 구린 케이블들은 은근히 차이가 느껴지긴 하죠. 다운그레이드의 방식으로... 아마 납땜이나 피복 노이즈 차단, 단자 마감 문제 등등이 원인이 아닐까 싶긴 한데
근데 요즘은 케이블들도 뭐 상향평준화 되서 구린 케이블 구하는 것도 일이 아닐까 싶은 ㅋㅋㅋ
케이블로 예쁨 포인트를 강조하려는 건가 싶긴했는데 굳이 4.4일 필요는 없었던 것 같긴 해요
공업디자인!~
ㅎㅎㅎ 식구들이 늘다 보면 서로 바꿔 달면 더 좋은 악세들이 나오죠. ㅎㅎㅎ
가끔 끊기는 증상 혹시 있으신가요?
저도 그런 증상이 발생하는데 이걸 종특이라고 봐야하는지 뽑기를 잘못한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