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STER” 본사 견학 후기 리뷰: ‘포스텍스’가 태어난 그 곳.
도쿄도 아키시마역
Fostex TH900 헤드폰을 아십니까. 아마 헤드폰을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한 번쯤은 들어본 제품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대역에서 몰아치는 듯한 사운드의 디테일 때문에 ‘소떼 900마리’라던가, 하우징의 외관 때문에 ‘스님 밥그릇’이라던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별명을 가진 이 제품의 제조사인 ‘Fostex’는 계열사이고, 이곳의 지주회사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거라 예상합니다.
이미지출처: Google
그 지주회사인 ‘Foster Electric, Limited’ (포스터 전기)는 1949년 도쿄 시부야에서 라우더 스피커 제조업체로 설립된 회사이며, 전 세계에 24개의 지사가 있고 거의 모든 일본 자동차 브랜드뿐만 아니라, 유럽과 한국의 자동차 회사에도 OEM 방식으로 스피커 드라이버를 납품합니다. 그 외에 초고가 스피커를 취급하는 오디오 회사와 이어폰 헤드폰 브랜드도 같이 협업하는 관계에 있다고 합니다.
5만 명의 직원들이 있는 이 대기업의 본사에 직접 견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Foster’의 본사에 가기 위해, 근방에 있는 일본 도쿄 아키시마역에 도착했습니다. 도시의 외곽에 위치한 이곳은 주민들이 사는 대단지아파트와 쇼핑센터의 중심지에 있었습니다. Foster 본사 건물은 이 구역에서 벗어난 끝자락에 있었습니다.
본사의 건물에 들어서자 전체적으로 밝고 차분한 색의 톤으로 조합된 건물 내부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작은 유리창 하나하나 빠짐없이 깨끗하게 관리가 되어있어 청량함과 산뜻함이 느껴졌습니다. 본사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Guest Pass”를 받고 본격적으로 회사 내부를 견학하게 되었습니다.
1층과 2층에 양산품을 완성하기 위한 시제품을 생산하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수많은 실험공간을 각각 나누어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체계화되어 있었습니다. 스피커와 앰프 같은 제품이 급격한 변화에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지 여러 종류의 용액에 담그고, 높고 낮은 열을 가하고, 압력과 진동을 주고,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방법과 같은 다양한 환경에 노출시키는 실험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Fostex Kotori
Fostex TH900
B&O A8 에도 포스텍스 드라이버가 들어간다
아쉽게도 제조와 관련된 부분은 정책상 촬영불가
그리고 이론상이나 말로만 전해 듣고 보았던 무반향실을 실제로 볼 수 있었습니다. 기하학적인 구조물로 사방으로 새겨진 이 공간에서 기본적인 기음의 소리 전달은 되었지만, 거의 모든 반향음이 차단되기에 배음의 뒷 잔향을 거의 느낄 수가 없어 마치 입을 막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전파 무반사실도 실제로 볼 수 있었습니다. 사방팔방으로 묵직해 보이는 패널이 둘러 있는 이 공간을 통해 기기의 차폐 관계를 실험하고 그 특성을 분석해서 좀 더 생산의 완성도를 높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억대가 넘는 주파수 테스트 더미 시스템도 실물로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3층은 사무실과 직원들이 쉴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카페가 같이 있었습니다. 따뜻한 조명과 부드러운 내부 인테리어로 화사한 느낌을 줬습니다. 그곳에서 전문 바리스타가 내린 아몬드 아이스 카페라떼를 마실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신선한 원두의 은은한 쌉쌀함과 부드러운 달콤함이 더해지고 그 끝에 구수한 아몬드 향이 올라오는데, 음료의 완성도 또한 훌륭했습니다.
2층에는 작은 이어폰부터 시작해서, 하이엔드 톨보이 스피커까지 ‘Foster’에서 제조 생산했던 제품 샘플들을 보관한 전시장이 있었습니다. 익숙한 제품부터 시작해서 잘 알지 못하는 제품까지 빼곡히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최초로 생산된 헤드폰도 있었으며, 최초로 일본에서 수출했던 라디오 같이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제품들도 한자리에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로, 한 제조사가 어떻게 소비자의 Need와 Want에 따라 상품을 생산하는지 그 과정을 세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손톱만 한 작은 부품조차 사용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인원들의 고행이 들어간 제품에 대해 좀 더 소중히 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번 계기로 느꼈습니다.
견학에 도움을 주신 (주)사운드스트림 과
FOSTER Electric 에 감사드립니다.
리뷰의 내용은 작성자 본인의 의사가
존중되어 어떠한 제한없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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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좌절선생(빅헤드파일러)
댓글 10
댓글 쓰기사진에 있는 라우드스피커의 스피커 유닛 상당 부분을 납품한 회사가 에스텍이라는 회사고, 옛날 LG와 포스터가 같이 설립한 회사입니다.
현재도 포스터가 최대 주주이고, 얼마전까지 51% 지분을 가지고 있었는데, 2017년 3월 기준으로 49.57%로 감소했네요.
그리고 에스텍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30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ㅋ
참고로 포스터는 유명 메이커의 헤드폰/이어폰 등을 다수 OEM 제조했는데요.. 그 중에는 사과 라인업에 탑재되는 번들 이어폰도 포함됩니다. 모태인 라우드 스피커 부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매출은 작지만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퍼스트벤더로서의 입지가 탄탄하죠. 한때는 포스터에서 음향엔지니어로 일해보는 것도 꿈꿨었죠.. 혼자 망상으로 끝났지만.. ㅎㅎ
덕분에 여러가지를 배워 가네요.ㅎㅎ 감사합니다!
여담이지만 저도 스탁스 본사 가보고 싶네요 ㅎㅎ
스핡스!!! 정말 가고픕니다.. 제가 대두이기에 더욱더
또 한 곳은 스탁스 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