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속의 고수들만 사용한다는 헤드폰 앰프...?
Sound Devices HX-3
쇠그라도와 함께하면 엄청나게 빡센 소리를 들려준다는 전설 속의 그 앰프 !!!
...
…의 "짭"을 입수했습니다.
Superlux HA3D
혹시 OEM? ODM? 뭐 그런거라든가 같은 공장에서 빠진 물건 아닌가 이런 희망 섞인 소문도 있었지만...
그런거 없고 순수한 무단복제품입니다. 부품 또한 절대 원본과 같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XLR단자만 하더라도 원본은 Neutrik이지만 이건 아니예요. 그러니 다른데는 굳이 안봐도 뭐…
알루미늄 절삭에서 플라스틱으로 다운그레이드 된 볼륨 노브 차이가 눈에 띄는데 레트로한 풍미가 있어 나름 좋네요.
사실 착색이 적고 측정성능이 좋은 밸런스드 앰프를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개성 없는 장비를 시스템에 추가한다는게 영 내키지가 않더라고요. 중립적인 장비는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만 하나면 충분하니까요. ADI-2 DAC에 달린 SE헤드폰 출력이면 제게는 완벽합니다. 외장앰프를 붙여야 한다면 측정성능이 좀 꼬름하더라도 개성이 확실한걸로 하고 싶다는게 평소의 생각이었습니다. 밸런스드 구동을 정 해보고 싶으면 앰프 추가 말고 ADI-2 PRO로 바꾸든가 해야겠어요.
그러던 차에 발견한 이 앰프, 출력 임피던스가 무려 200옴인데다가 원작이 빡세고 거칠거칠하기로 유명하다보니 이거다 싶어서 집어왔습니다.
AA배터리 2개만으로도 힘 좋다고 소문난 앰프답게 XLR 입력단으로 4V 먹이면 8시 방향 이하 볼륨에서 벌써 귀 터집니다.
그런데 실상은 Gain만 무지막지 높은 거였습니다. 9시 반에서 벌써 클리핑 빨간불 뜨는데 8시에서 귀 터진다고 힘 좋은 앰프라고 하는건 좀 어폐가 있지요. 물론 귀 터트리기에 충분하다는 의미에서는 힘 좋은거 맞긴 합니다ㅎㅎ
이 앰프의 볼륨 범위를 제대로 쓰려면 2000년 즈음에 나왔던 초박형(초저출력) 포터블 시디피들이 어울리겠네요. 저는 ADI-2에서 -14dBu (0.155V)의 낮은 전압을 인가해서 쓰고 있습니다. HA3D에서 볼륨노브 끝까지 돌리면 최대게인/최대출력레벨 맞아떨어집니다. 포텐셔미터 볼륨의 좌우임밸로부터도 해방이고요.
소리를 들어보면 그라도 RS2e와의 궁합이 과연 명불허전입니다!
날렵하게 치고 빠지는 중량급 근육질의 역동감과 상쾌한 질감 표현이 기가 막힙니다. 단자 제거하고 기판에 납땜해버리고 싶을 정도의 시너지가 나와요. 물론 원작HX-3라면 모를까 아직 그라도 전용 RA-1도 안 들어봤으니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요. 순정 L-cush로는 저음이 허전해서 Geekria패드를 더 만족하며 쓰고 있었는데 이제는 필요 없어졌네요. 200옴 출력임피던스 덕분에 순정패드로도 빵빵하고 베이스 선율이 귀에 후두두둑 꽂힙니다.
다른 헤드폰들과의 조합은 그리 인상깊지 않습니다.
의외로 그라도와 같은 혈통인 알레산드로 MS2i와의 조합도 그냥저냥 나쁘지 않은 정도,
베이어 T1.1은 높은 출력임피던스로 인한 저역 증가는 체감이 잘 안 되고 거칠고 앙상하기만 합니다.
T1이나 490pro처럼 고성능 지향 오버이어 헤드폰은 깔끔명료한 ADI-2 DAC 헤드폰단이 더 어울리는 듯 합니다.
490pro 이후 얼마 안되어 또 새 장난감인데 재미있게 갖고 놀기 좋네요.
철지난 아날로그 앰프들 수집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아 헤드룸 맥스여… 왜 떠나보냈단 말인가ㅜㅜ)
댓글 30
댓글 쓰기어?
ㅎㅎㅎ
Superlux 헤드폰들도 떠오르네요.
매뉴얼에서는 당당하게 자사의 HD668B, HD669, HD681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셋 다 AKG복제품인데 이 쪽은 원작이 더 구하기 쉬울지도 모르겠어요. HX-3는 씨가 말라버렸지만요.
소문만 듣고 구매하고 싶었던 앰프네요.
알찬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며칠전에 그라도 325 골드 놓쳐서 밤새 울었지요.
조건만남은 언제나 가능합니다. ㅋㅋㅋ
그라도는 좋은 인연이 또 닿을겁니다.
하급기에서 노는게 더 재밌는걸로 소문난 브랜드가 또 그라도 아닙니까 ㅎㅎㅎ
정말 마음에 들더군요.
당시에 Chord, Wadia 디지털 소스와 구성한 시스템이 얼마나 멋져보였는지 모릅니다.
부러워하던 하이엔드 소스는 못 갖췄지만 대충 이런 맛이구나 궁금증은 풀었습니다.
MS2i는 딱히 안 챙겨줘도 혼자 알아서 잘 하는 친구지만요.
우리집 헤드폰 중 톤밸런스 대장은 T1도 490pro도 아닌 MS2i입니다ㅎㅎㅎ
진심으로 대단히 찰떡궁합이라는 건데, 매우 궁금해집니다.
근데 RS-2는 그라도 폰들 중에서도 확실하게 명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라도 팬 아닌 입장에서 레퍼런스 폰 하나만 추천해달라고 해도
그거 하나만 추천할 수 있을 것만큼 좋은 폰이라고 느꼈었습니다.
그라도 딱 하나만 더 갖고 싶은데 아내가 불량식품은 그만 사라고 하네요ㅎㅎ
50mm짜리 1은 어떨런지 모르겠네요.
저는 1 쓸 적에 2가 그립더군요. ㅋㅎ
감사합니다!
요즘에는 개성있는 소리가 더 비싸져서 옛기기 발굴하는 재미가 있네요 ㅎㅎ
예전의 매탈과 락만 듣던 시절의 생각하던 가장 이상적인 앰프네요
슈퍼럭스가 복각을 했군요
저항잭 알아보다가 그돈... 생각이 나서 구매했는데 잘 한거 같아요.
부담없이 한 번 즐겨보세요. 출력임피200옴의 소리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