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1 하루 짤막 감상 - 이게 바로 요즘 유행한다는 쿨앤클리어인감
어제 K11을 받고 대충 5종의 헤드폰과 5종의 이어폰을 가지고 돌려가면서 간만에 진득하게 음감했습니다.
처음에는 참 무색무취에 가까운 사운드라서 이거 부가기능이나 외관 같은 건 몰라도 성능 면으로는 좀 이야기하기 귀찮겠구만 정도의 감상이었습니다만, 몇몇 기기들에서 나름의 개성 포인트가 발견되기는 하더군요.
기본적으로 쿨앤 클리어지만, 리시버가 가진 지향점에 따라 무색무취의 쿨앤클리어를 그대로 가지고 가느냐, 아니면 배경에 시원깔끔한 감각을 더해주느냐 정도의 차이를 느꼈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기대했던 지점인, 돌솥 HD600의 구동은 뭔가 아쉬운 지점이 있다 정도. 구체적으로는 볼륨이 짱짱 올라가긴 하고 저음역대가 정돈되고 힘이 실리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어딘가 답답한 느낌이 지어지는 스테이징감으로 인해 계속 뭔가 위화감이 든다, 라는 감상입니다. 제가 은근하게 좋아하는 젠하이져 베일이 상실된다는 느낌은 덤.
반면에 AKG 구형 제품들과는 잘 어울리더군요. 702는 어울린다 정도의 인식이었지만, K612에서는 특히 그 건조하기 그지없는 소리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솜씨에 꽤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재밌었던 변화는 ksc35에서 발생했지요. 이 물건을 꽤 현대적인, 소위 말하는 요즘 사운드로 재해석해주더군요. 여기에 영감을 얻어서 ikko oh2도 물려봤더니 동일한 변화가 느껴지더군요. 갈색이나 어두운 색감의 웜톤계열에 베일감각이 있는 제품들도 전체적으로 쿨앤클리어하게 현대적으로 해석한다는 느낌이라서, 하지만 그것이 안어울리는 옷을 억지로 입히는 쪽이 아니라 배경에 시원깔끔한 감각을 더해주는 쪽이라는 점에서 꽤 재밌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