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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ysian Ecoustic Labs Pilgrim

Underground Underground
316 12 20

[ Prologue ]
DSC_6252.jpeg.jpg

< Elysian Pilgrim with Effect Audio Eros S >

Elysian Ecoustic Labs Pilgrim으로 오래된 락밴드를 뒤늦게 듣습니다.

<Images and Words>의 ‘Another Day’, ‘Take the Time’을 들으며 예기치 못한 음악의 전개와 리듬 & 베이스의 감성에 놀랐습니다. 한편으로는 당시 이 노래를 직접 들었다면 얼마나 더 큰 충격이었을까를 상상해봅니다. 우리가 동시대의 음악을 들어야 하는 이유이며, 음악은 온전히 우리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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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eam Theater <Images and Words(1992)>

 

저는 그동안 남들보다 더딘 발걸음으로 음감 생활을 해왔습니다. 시대가 검증한 기기만으로 저렴하게 취미를 즐겨온 셈이죠. 그리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는 한걸음 늦은 취미가만의 특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AKG N5005로 IEM에 입문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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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증된 과거의 플래그쉽, AKG N5005 >

그 생각이 바뀐 것은 한 유튜버님의 방송을 보면서부터였습니다. 사운드 엔지니어의 고민과 최신 녹음/믹싱 장비가 만나 탄생한 지금 현재의 사운드를 온전히 맞이하는 기쁨을 발견했습니다. [1]

과거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과 프로듀서 퀸시 존스(Quincy Jones)에게 Electrocompaniet 파워 앰프가 없었더라면 ‘Billie Jean’같은 빠르고 화려한 노래는 나올 수 없었을 거라는 일화가 있습니다. [2]

DSC_5980.jpeg 

< Elysian Ecoustic Labs Pilgrim with Aune Yuki >

 

동시대의 음악을 동시대의 장비로 듣는다는 것, 그 순례길의 시작을 Elysian Ecoustic Labs Pilgrim과 함께 떠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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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 살펴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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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lysian Ecoustic Labs Annihilator 2023 [4] >

 

Elysian Ecoustic Labs의 명성은 Annihilator로 알게 되었습니다. [3] 옵션에 따라 $2,999~$4,698에 달하는 가격은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4] 하위 기종인 Diva 역시 $1,599~2,028로 제 예산은 한참 넘어섰고요. 하지만 Pilgrim을 통해 비로소 Elysian의 사운드를 경험하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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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lysian Ecoustic Labs Pilgrim 내부 구성 [5] >

 

Pilgrim의 간단한 Spec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Spec의 특이점은 3개의 BA를 모두 Sonion 제품으로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0DB님의 리뷰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중음 대역을 위해 탑재된 Sonion 2300은 단독 사용만으로도 Full Range가 가능할 정도로 넓은 주파수 응답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역을 위해 Sonion E50을 2개나 배치한 것도 인상적입니다.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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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a Sheet of Sonion 2300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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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fication : Elysian Acoustic Labs Pilgr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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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llgrim의 첫 인상 ]
DSC_5961.jpeg.jpg

< Pilgrim의 Face Plate Pattern >

 

Pilgrim의 첫 인상은 균형감이 좋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지 성능뿐 아니라 패키징 등 상품 기획 전반에 걸친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중급기에서 흔히 보이는 유닛 몰빵형 구성이 아니라, 케이블도 상당히 신경 쓴점이 좋았습니다. 은도금 동선으로 성능도 준수할 뿐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Pilgrim과 통일감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DSC_5968.jpeg.jpg

 < Pilgirm과 Aune Yuki Dongle DAC/AMP >

 

Pilgrim의 디자인 시그니처인 페이스 플레이트는 304 스테인리스 스틸에 Polishing과 Anodizing이 교차하는 원형 패턴을 각인했습니다. 고급 시계의 디자인 디테일을 IEM에서 만나게 되니 신선했습니다. 제품의 이름처럼 ’순례자‘의 길을 상징한 형상이라고 들었는데요, 이 패턴 곳곳에는 음향 효과를 위한 에어 홀이 있습니다.

그리고 스테인리스 스틸의 페이스 플레이트는 알루미늄 합금의 쉘과 Seemless하고 견고하게 조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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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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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Close-Up of Elysian Ecoustic Labs Pilgrim >

 

저는 Pilgrim의 사운드 시그니처를 광대역과 고급감으로 요약하고 싶습니다. 

청음상 얕은 V자형으로 Flat에 가까운 주파수 응답 특성을 보이며, 초저역까지 재생해주었습니다. 저역의 깊이감 대비 양감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지만, 그만큼 Power Hungry한 기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매칭하는 앰프 구동력이 높아질 수록 저역의 양감도 채워졌기 때문입니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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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hematic of ADSR envelope [9] >

 

그리고 고급감이란 애매한 말로밖에는 설명되지 않는 지점이 있습니다. 넓은 스테이징과 고역의 약음들의 피어오름, ADSR 특성에서 타격감(Attack)은 약하지만 매우 기민한 Transitent가 매우 빠르기 때문입니다.

Pilgrim의 레퍼런스로 하기 4개 음원을 꼽아봤습니다.

[Test Equipments]

- IEM : Elysian Ecoustic Labs Pilgrim

- Digital Transport : iPhone 15 Pro

- Source : Apple Music Lossless

- DAC : Aune Yuki(main), Questyle M15i,

and iFi Audio Diablo2(at Scherazade)

- Cable : Stock Cable and Effect Audio Eros S,

ddHiFi TC09S for OTG

 IMG_7440.jpeg.jpg

1. Patiricia Barber <Verse(2002)>

‘Regular Pleasure’는 오디오 파일에게는 도전적인 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Drum & Bass의 강력함을 잘 들으려면 초저역 양감과 스피드가 확보되어야 하는데, 대개 스피커의 한계로 저역이 충분히 나오지 않습니다. 10인치 이상의 우퍼나 8인치 이상 더블 우퍼가 갖춰야 하는데, 일반 가정 환경에서 부밍 없는 저역은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이 음원의 저역 주파수 한계를 감안하면 더욱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Pilgrim의 놀라운 점이 바로 이 곡의 해석이었습니다. 음악적 감흥을 이끌기엔 충분한 저역이었고, 빠른 Transient로 속도감 있는 사운드를 들려줬습니다. Hi-Fi 영역으로 치면 스카닝 보단 아큐톤의 성향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2. Higuchi Ai <未成線上(2024)>

Higuchi Ai의 ‘大航海 (Daikokai)‘를 들으면 필그림의 장단점이 함께 보입니다. 넓은 스테이징과 광대역의 재생은 장점이었지만, ADSR에서 Attack이 약하다는 점은 분명 아쉬웠습니다. 물론 이는 iPhone15Pro + Aune Yuki + Bundle Cable 환경에서의 결과이고 더 강한 앰핑이 있었다면 단점은 얼마든지 보완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셰에라자드 시청실에서 iFi Audio Diablo2 조합에서는 저역의 양감이 크게 보완되기도 했습니다.

3. Jordi Savall & Le Concert des Nations <Beethoven Symphony No.3(2016)>

이 음반의 가장 큰 특징은 베토벤 교향곡이 나온 시기의 원전 악기와 당시의 연주 스타일을 살렸다는 점입니다. Pilgrim은 거트현의 고유 음색을 정교하게 모니터링해줬고, 음원이 지닌 마크로 & 마이크로 다이내믹스의 우수성을 잘 살려줬습니다. 또한, 중심부에서 모서리 끝까지 일관된 해상도의 렌즈차럼 오케스트라 구석 구석의 디테일 모사한 부분에서도 역시 Pilgrim의 장점이 잘 발휘되었습니다.

4. Ed Sheeran <X(2014)

약간의 치트키일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Effect Audio Eros S로 케이블을 변경했습니다. Elysian Acoustic Labs에서도 Pilgrim의 기본 옵션 중 하나로 Effect Audio Cadmus(4W)를 제공하는만큼, 나름 근거 있는 조합이라 하겠습니다.

​'Photogragh'를 들으면  킥드럼의 울림이 양감도 충분하지만 넓은 공간에서 울려퍼져 온다는 느낌이 기분 좋았습니다. Pilgrim의 장점인 공간감 모사력이 EA Eros S의 특성과 맞물려 더 극대화된 것 같습니다.

 

DSC_6244.jpeg.jpgDSC_6257.jpeg.jpgDSC_6252.jpeg.jpg 

< Elysian Pilgrim with Effect Audio Eros 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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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nal Thoughts ]

제게 Pilgrim은 IEM의 순례길을 안내하는 기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에이징으로 고생했고, 그 다음에는 앰프와 케이블 성능을 주는대로 다 받아주는 잠재력을 발휘하고 있어 추가 투자를 고민하게 했습니다.  

 

제품 패키징에 적힌 ‘First Path’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돌이킬 수 없는 Elysian Acoustic Labs의 매력에 빠져버린 것이고, 그 순례자의 길에 저는 올라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Elysian Sound의 최고봉인 Annihilator는 대체 얼마나 좋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더 손에 잡힐 것만 같은 Pilgrim Noir가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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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lgrim with iFi Audio Diablo2(@Scheheraza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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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lgrim with Questyle M15i >

 다른 제조사였더라면 비슷한 외형에 두 배 오른 가격이 의아했겠지만, Elysian이라서 무언가 특별한 게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상으로 Elysian Acoustic Labs Pilgrim의 리뷰를 마칩니다. 긴 글과 사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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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grim Noir, 어쩌면 다음 사용기의 기기가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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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graphy Equipments ]

 

- Camear : Nikon Z f

- Lens : Nikon Z 24-120/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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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 ]


[1] Producer DK Elysian Pilgrim 리뷰

https://youtu.be/LT5mjcy_UMY

[2] <고음질 명반 가이드북 2>

- Michael Jackson ‘Dangerous’ 편

[3] MD 셉님 Elysian Annihilator 리뷰

https://youtu.be/8dX8FX2_6yU

 

[4] Elysian Acoustic Labs Annihilator

https://elysianacousticlabs.com/products/annihilator

[5] Elysian Acoustic Labs Pilgrim

https://elysianacousticlabs.com/products/pilgrim

[6] Sonion 2300 BA

https://www.sonion.com/hearing/balanced-armature-receivers/2300-receiver/

[7] 0DiBi - Elysian Pilgrim Review

 https://youtu.be/S_XnOZmeOu4

 

[8] Titouan Charles - Elysian Pilgrim Review

https://www.reddit.com/r/iems/comments/1ckt229/elysian_pilgrim_review_link_and_read_in_the/

[9] Schematic of ADSR Envelope

https://www.productionmusiclive.com/blogs/news/how-to-use-the-adsr-envelope

[10] PILGRIM NOIR Review - Headfon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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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titHippo PettitHippo님 포함 12명이 추천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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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사진 진짜 잘찍으시네요 정성스런 리뷰!

20:24
2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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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ground 작성자
카스타드
사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품 사진은 IEM 유저가 되면서 처음 찍어봐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11:14
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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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ground 작성자
쏘핫
So hot한 댓글 감사합니다.
11:15
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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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ground
엌ㅋㅋ.....
의.....의견감사합니다? ㄷㄷ
12:04
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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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ground 작성자
플라스틱걸
장문임에도 읽어주셔셔 감사합니다.
11:15
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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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리뷰! 같은 필그림 사용자로서 공감 가는 대목들이 많았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00:07
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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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ground 작성자
로드러너

Pilgrim 사용자시라니 더 반갑네요.^^
실례지만 사용하시는 조합이 궁금합니다.

저는 아이폰 + Aune Yuki가 Main이고, 가끔 Questyle M15i로도 듣습니다.
케이블은 Effect Audio를 잠시 연결했지만,
NiceHCK Ace Orpheus가 오면 교체 예정이에요.^^

IMG_7446.jpeg.jpg

11:20
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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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ground
아, 저는 기본 케이블에 주로 Qudelix-T71과 듣습니다 ^^ 기케도 충분히 품질이 좋아서요. 매칭하신 케이블들이 예쁘네요!
22:15
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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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ground 작성자
로드러너

필그림 기본 케이블 품질이 좋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디자인도 예쁘지만 음질이 좋아 애매한 커스텀 케이블 사는 거 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펙트 오디오는 참을 수 없었습니다.^^;DSC_6045.jpeg.jpg

06:59
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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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잘 봤습니다. 가운데 중복 내용이 있네요. ㅎㅎ;; final thought 도입부입니다.

12:35
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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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ground 작성자
플랫러버
정독하여 읽어주시고 지적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ㅜㅜ
제가 무지성으로 메모장 글을 복붙하다가 그런 거 같아요.
13:52
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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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ground 작성자
박지훈
지훈님, 감사합니다.🙏
22:36
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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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정성스러운 리뷰 잘 보았습니다!!
22:38
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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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ground 작성자
IIIIllIII
읽으시는 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길게 적어 송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3:50
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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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ground
아닙니다!! 긴 만큼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00:40
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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