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폰 앰프의 음악성에 대한 오해
토핑 A90 을 즐겨 들으면서도 항상 고민하던 게 있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흔히들 얘기하는 ...
"A90 과 같은 쿨앤클리어 스타일 앰프는 임상적이고 음악성이 없어서 음악이 소울리스하게 들리기 때문에, 진공관 앰프나 풀 디스크릿 클래스 A 앰프를 써야 음악이 살아난다"
이게 자꾸 궁금증과 갈등을 유발하는 겁니다.
음.. A90 도 음악이 자연스럽고 듣기 즐거운데 이게 음악성이 없는 거면.. 대체 음악성이 좋다는 앰프는 어떤 느낌일까?
그러면서 여기저기 사이트 찾아다니면서 쉿 요툰하임2, 싱서 SA-1, 버슨 솔로이스트 3XP, 페럼 OOR 등등.. 소위 음악성이 좋다는 앰프들 리뷰도 보고 가격이 좀 만만한 것들은 장바구니에 넣어두기까지 했죠.
그러다가 정말 가격대비 음악성 좋다고 칭찬이 자자한 놈을 하나 찾았습니다. (물론 인지도가 딸려서 리뷰 수는 적었지만...)
하이파이맨 EF400 인데, 고맙게도 음악성 좋다는 R2R DAC 까지 포함된 올인원이라 걍 무지성으로 질렀습니다.
EF400 이 확실히 찰랑찰랑 화려한 음색으로 음악을 즐겁게 들려주면서도 음선을 매끈하게 다듬고 바디도 좀 채워주면서 귀도 편합니다. 아.. 이게 음악성인가!!
그러다가 다시 A90 으로 같은 곡을 들어봅니다. 역체감이 들면서 상대적으로 임상적으로 들리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그런데?? DAC 이 델타시그마 DAC치고 유기적이고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는 토핑 D70s 라고는 해도, 오히려 유기적이고 자연스러운 느낌은 A90 도 못지 않은데요? (물론 화려한 색채감 측면에서는 확실히 A90 이 좀 심심하긴 합니다)
흔히들 음악성이 좋다고 하면 음악을 유기적이고 자연스럽게 표현을 하는 걸로 얘기들 하던데, 그렇다면 A90 도 음악성이 좋은 거네요.
최근 경험을 통해 "델타시그마 DAC + 쿨앤클리어 앰프" 는 무조건 "R2R DAC + 착색이 좀 있는 앰프" 를 음악성으로는 못 이긴다 라는 선입견을 좀 깬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서 장비별로 음악성에 대한 평가는 달라지긴 하겠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앰프나 DAC 의 설계 방식만 보고 음악성이나 음색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면 위험하다. 방식에 상관 없이 일단 청음이 필수!!
주말들 잘 보내세요~
댓글 8
댓글 쓰기그쵸 기기 각각의 성능보다는 기기간 궁합이 더 중요하다는 걸 점점 느끼고 있어요
투명한 앰프들이 자기주장이 없는건 동의하지만 착색이 없어서 재미없다 느낀적은 없네요..
뭐랄까 소리가 레퍼런스에서 좀 벗어난 리시버는 덱앰 매칭에 따라 인상이 많이 바뀌긴 하더라구요
앰프의 성능 부족을 음색이나 하모닉스 등으로 보완하는 경우 음악성이 좋다고 느낄 여지가 많다는 생각도 들지만, 저는 쿨 앤 클리어에 여러 성능 지표 면에서 확실히 우수한 특성을 보이는 앰프라면 그것도 패스 스루 식으로 음원에 실린 음악성이 철철 넘친다고 느껴요.
m900만 해도 그 측면에서 음악성이 충분히 좋은 느낌이고, A90도 분명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네 실제로 A90이 성향은 쿨앤클리어로 불리긴 하지만 실제로 쿨하다기 보다 그냥 미온 정도 온도감이기도 하고 성능이 우수하다 보니 표현력이 좋기도 합니다. 물론 색감은 좀 무채색 느낌이라 심심한 감도 없지 않아 있지만 이것 때문에 음악성이 부족하다고 여겨지진 않는 거 같아요.